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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금융 메기' 통할까…KB국민 이어 토스까지

등록 2022.07.26 1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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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사업 20여년 경력 갖춘 머천드코리아 지분 100% 인수

시장 초기 겪는 시행착오 줄일 수 있어…M&A 활성화 기대도

모바일 중심 가입 절차 개선…젊은층 유입 가속화 가능성

KB국민 '리브엠'처럼 자본력 바탕으로 한 출혈경쟁 우려 공존

[서울=뉴시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알뜰폰 사업을 위해 머천드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사진=토스) 2022.7.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알뜰폰 사업을 위해 머천드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사진=토스) 2022.7.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가 알뜰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KB국민은행에 이은 두 번째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지만 출발선이 다르다. KB국민은행은 처음부터 직접 시작했다면 토스는 20여년의 경력을 갖춘 기존 사업자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알뜰폰 사업을 위해 머천드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머천드코리아는 지난 1998년 설립 이후 20여년간 통신사업을 운영해온 알뜰폰 사업자다. 현재 이통3사의 망을 모두 확보했으며 가입자는 약 1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토스가 빠른 성장을 나타낼 것이란 시각을 뒷받침한다. 영업 노하우를 확보한 사업자를 인수한 만큼 시장 초기에 겪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다.

아울러 토스가 기존 사업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 역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이통사 자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중소 사업자인 알뜰폰 시장에서 인수합병(M&A)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룸으로써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가 사업자 인수를 통한 방식의 시장 진출은 자연스럽게 알뜰폰 시장을 재편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또 영업 노하우를 전수 받은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 겪는 어려움들을 피하는 효율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가 제시한 전략은 자체 앱을 통한 알뜰폰 가입 전 과정의 혁신이다. 우선 온라인으로 주로 가입하는 알뜰폰의 특성을 고려해 가입절차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본인확인기관과 전자서명인증 사업자 지위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토스가 모바일 중심 서비스에 강점을 갖고 있어 젊은 층의 알뜰폰 시장 유입을 가속화 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최근 알뜰폰이 자급제 단말과 저렴한 요금제 조합으로 실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고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특히 이통사가 견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중장기적으로 핵심 고객층이 될 가입자를 뺏길 수 있어서다.

토스가 금융, 모빌리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 또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토스뱅크, 토스증권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빌리티에서 타다를 서비스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이은 토스의 진출은 이통사 중심으로 짜여진 알뜰폰 시장 판도를 바꾸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알뜰폰은 이통3사 중심으로 고착화된 이동통신 시장 경쟁을 활성화 시키는 동시에 저렴한 요금제를 통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이통사가 자회사를 앞세워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장악력을 높이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는 이통3사 자회사의 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잇단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이들에 맞설 대항마로 여겨진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알뜰폰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정받아 ‘리브엠’을 론칭했다. 자체적으로 시작하다 보니 시장 초기 가입자 유치와 고객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파격적 요금제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상승세에 올라탔고, 2년여 만에 가입자 30만명을 확보했다.

다만 영업 방식에 있어서는 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과도한 사은품과 혁신을 가장한 원가 이하의 요금제가 시장 교란을 일으킨다는 것. 이로 인해 중소 사업자들로부터 견제를 받는 것은 물론 이통사 유통망이 나서 시장 철수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점에서 토스 또한 견제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입자 확보를 위해 기존 사업자들이 제시하기 어려운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어서다.

또 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리브엠처럼 금융권에서 자금력을 바탕으로 가입자 락인(Lock-in) 효과를 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기존 시장과 출혈 경쟁을 하게 된다"며 "이는 결국 기존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스 측은 “토스가 금융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사회적 효용을 만들어낸 것처럼 알뜰폰 가입 고객의 불편함 해소와 토스 고객의 통신비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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