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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반군출신 대통령 취임식.."불평등과의 전쟁"선포

등록 2022.08.08 0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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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 대통령 7일 취임 "내전으로 찢긴 나라의 역사적 전환점"

2016년 정부와 반군의 평화협정 뒤에도 폭력계속

"시장친화적 경제정책"등 내세운 보수파 누르고 대선 승리

[보고타( 콜롬비아)=AP/뉴시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8월7일 (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마친 뒤 지지 군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보고타( 콜롬비아)=AP/뉴시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8월7일 (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마친 뒤 지지 군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보고타( 콜롬비아)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남미 콜롬비아 역사상 최초의 좌파 반군출신 대통령인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갖고 불평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페트로대통령은 정부와 게릴라무장단체들의 수십 년간 전쟁의 역사로부터 이제 콜롬비아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고 취임사에서 강조했다.

M-19 게릴라단체의 전 멤버로 상원의원에 당선돼 활동하던 페트로대통령은 6월에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시장친화적인 경제 정책등 소극적인 개혁을 약속한 보수당 후보들을 모두 누르고 승리했다.

여당과 보수당 후보들은 급증하는 빈곤층 문제, 인권운동가나 환경 운동가들에 대한 지방에서의 살인과 폭력에 분노한 서민 유권자들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패배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그 여파로 어려워진 경제와 갖가지 난관으로 인해 중남미 지역에서 현 정부대신 좌파나 정치적 문외한들이 속속 정계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콜롬비아의 정치적 새 지도자로 떠올랐다

반군 출신의 대선 승리는 콜롬비아에서도 매우 예외적인 사건이다.  콜롬비아 유권자들은 역사적으로 좌파 계열 정치인들을 지지하지 않았다.  그들이 게릴라와 연계되어 있거나 반군의 범죄에 대해 관대하다는 이유로 자주 반발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단체 콜롬비아무장혁명군 (FARC)의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후로 국민의 관심은 농촌이나 지방의 내전으로부터 멀어지고 빈곤과 부패 등으로 집중되었다.  결국 전국 선거에서 좌파 정당들이 인기를 끄는데 크게 기여했다.

[보고타( 콜롬비아)= AP/뉴시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부인 베로니카 알코세르와 함께 8월7일 대통령 취임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보고타( 콜롬비아)= AP/뉴시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부인 베로니카 알코세르와 함께 8월7일 대통령 취임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62세의 페트로 대통령은 앞으로 농촌지역 투자를 늘리는 등 빈곤 퇴치 정책들을 펴면서 콜롬비아의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싸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불법 마약재배 퇴치 작전을 "실패작"이라고 비난해왔지만 앞으로도 미국과는 "평등한 국가로서" 기후변화나 농촌지역의 생계형 마약 재배를 근절하기 위해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페트로는 선거운동 중에도 환경운동가들과 연합해서 콜롬비아를 "전세계의 생명의 중심지"로 만들고 숲의 소멸을 방지하며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석유채굴에 면허제도를 강화하고 석유수출이 콜롬비아 수출의 5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래킹공법 등 환경파괴적 시추방식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부유층에 대한 증세,  기업들의 감세 폐지 등을 통해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을 회수해서 사회복지 부문의 재원으로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보고타( 콜롬비아)= AP/뉴시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보고타 광장의 페트로 대통령 지지자들. 과거 페트로가 속했던 게릴라단체 M-19의 깃발도 보인다.

[보고타( 콜롬비아)= AP/뉴시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보고타 광장의 페트로 대통령 지지자들.  과거 페트로가 속했던 게릴라단체 M-19의 깃발도 보인다. 


콜롬비아 국회 앞의 옛 식민지시대 광장에서 거행된 7일의 취임식에는 8명의 외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취임식 초청장이 없는 시민들을 위해 보고타 시내 곳곳에는 대형 스크린에서 취임식을 생중계 했고  라이브 밴드들이 거리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이는 수백명의 제한된 초대손님만을 참석시키고 엄숙하게 치러졌던 종전의 콜롬비아 대통령 취임식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보고타 로자리오 대학교의 정치학과  얀 바세트 교수는 "페트로 신임 대통령은 야심적인 개혁정책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선 순위를 잘 가려야 한다.  페트로의 위험은 너무 많은 개혁정책을 한꺼번에 추진하려는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의회 통과등에 문제가 생겨 아무런 성과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속의상을 입고 취임식에 참석한 괌비아노족의 루이스 알베르토 톰베는 " 초청을 받아 영광스럽다.  대통령 취임식에 우리같은 하층민과 원주민들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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