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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용지표 호조에…한은, 추가 빅스텝 밟나

등록 2022.08.08 12:16:16수정 2022.08.08 13: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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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다음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71.5%

한은 "미 금리 인상폭 커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07.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07.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 금리 인상폭이 예상보다 커질 경우 외국인 자본유출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번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어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7월 미 비공업 일자리는 52만8000개 증가했다. 이는 전월(39만8000명)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25만8000개)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도 3.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1969년 이후 최저치였던 2020년 2월과 같은 수치다. 이로써 실업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미 경제가 1분기 -1.6%, 2분기 -0.9% 성장하는 등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침체를 우려해 정책금리를 큰 폭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이 무색해졌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이 다음달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크게 늘었다. 7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9월 '자언트 스텝' 가능성이 71.5%까지 올라가면서 '빅스텝'(28.5%) 가능성을 크게 앞질렀다. 시장 참여자들은 지난달 29일에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28.0%로 낮게 점쳤었다.

고용 데이터는 미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데이터 중 하나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앞서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발표되는 데이터를 보고 9월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음달 열리는 FOMC 전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고용과 물가다. 미국은 오는 10일(현지시간)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앞두고 있다. 또 다음달에도 2일과 13일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를 발표한다. 이에 따라 이번주 발표되는 물가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연준 긴축 속도에 대한 시장 전망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고용보고서 발표이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 들었다"며 "다음달 회의에서 세 차례 연속 0.75%포인트 올리는 데 이어 남은 두 차례의 회의인 11월과 12월 FOMC에서도 각각 0.5%포인트씩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준의 긴축 속도가 가속화 될 경우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 폭과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간) 또 다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의 금리가 역전됐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2.25%)보다 상단 기준으로 0.25%포인트 높아지게 됐다. 한미 금리 역전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간) 또 다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의 금리가 역전됐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2.25%)보다 상단 기준으로 0.25%포인트 높아지게 됐다. 한미 금리 역전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2.25~2.50%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연 2.25%) 보다 상단 기준으로 0.25%포인트 높다. 한은이 이번달 금통위에서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고, 미 연준이 다음달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되면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까지 확대된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는 8월 25일, 10월 12일, 11월 24일 세 차례 남았다. 미 FOMC는 9월 20~21일(현지시간), 11월 1~2일, 12월 13~14일로 세 차례 예정돼 있다. 우리나라가 남은 세 차례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올리면 연말 금리는 연 3.0%가 되고, 미국이 9월 자이언트 스텝, 10월, 11월 빅스텝을 밟으면 연 4.0~4.25%로 내외금리가 상단 기준으로 1.25%포인트 벌어질 수 있다. 한미 금리는 1999년 6월~2001년 3월 한미 금리 역전기때 역대 최대폭인 1.5%포인트 벌어진 바 있다.

한국은행은 과거 한미 금리 역전기에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되기는 헸지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폭이 예상보다 커질 경우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복합적 요인을 감안해 과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기의 경험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미 연준의 금리인상폭 등 대내외 여건이 예상에 부합할 경우 올해 하반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소폭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미 연준의 금리인상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될 경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상당폭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번달 금통위에서 추가 빅스텝 단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기간이라면 모르지만 한·미 금리 역전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역대 최고로 치솟았고 실제 물가 역시 높은데, 현재와 같은 물가 상승률이 고착화 되면 경제가 더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하는 인상폭 보다는 빅스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하반기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등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상장률 전망치를 4월 전망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2.3%로 내다봤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IMF와 같은 수준인 2.3%로 내다봤다. 한은에 따르면 2.3%가 나오려면 산술적으로 3,4분기에 각각 -0.2%가 나와야 한다.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미국이 연말 기준금리를 3.75%까지 인상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그 이상으로 간다고 하면 우리도 큰 폭의 인상의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낮다고 본다"며 "한덕수 국무총리가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2.3%로 내다봤는데 이 경우 3, 4분기 중  최소 한 분기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성장 둔화 가능성에 빅스텝 보다는 베이비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준금리를 매 회의마다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말 3.0%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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