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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원가부담 딛고 호실적 올린 비결은?

등록 2022.08.09 11:34:54수정 2022.08.09 11: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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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업익 7500억…3년 연속 영업익 1조 클럽 가입 청신호

최은석 대표 리더십 아래 식품·바이오 부문 외연확대하며 순항

 [서울=뉴시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의 모습.(사진=CJ제일제당 제공)

[서울=뉴시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의 모습.(사진=CJ제일제당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15조원을 돌파하고,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그가 극심한 원재료 값 상승 속에서 올 상반기 호실적을 올린 비결에 대해 관심이 증폭된다.

최 대표가 CJ제일제당 실적 상승을 이끈 비결로는 해외사업 확대와 바이오 시황 호조가 우선 꼽힌다. 최 대표는 올 하반기에도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바이오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식품 부문에서 가격 인상 효과가 지속되는 한편 국제 곡물가격 하향 안정, 바이오 부문 시황 호조 등에 힘입어 올 하반기에도 CJ제일제당 실적이 견고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본다.

상반기 영업익 7500억…3년 연속 영업익 1조 클럽 가입 청신호

CJ제일제당은 올 상반기 실적(대한통운 제외)으로 매출액 8조9128억원, 영업이익 758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20.0%, 4.9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 상반기 실적이 더 의미 있는 이유는 국제 곡물가와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며 원재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는 데 있다. 그만큼 위기에서도 안정적인 실적 방어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실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 발표 이전만 해도 CJ제일제당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곡물가격은 물론 물류비, 원달러 환율 등 안 오른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실적을 능가하며 증권업계 예측이 빗나가는 상황을 연출했다.

올 하반기에도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CJ제일제당은 2년 연속 매출액 15조원,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가능하다.  일부에선 식품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최은석 대표 리더십 아래 식품·바이오 부문 순항중

CJ제일제당 실적이 이처럼 순항하는 배경은 최은석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

최 대표는 2020년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후임으로 대표직에 오른 뒤 확장할 사업은 확장하고, 버릴 사업은 버리며 '수익' 중심으로 CJ제일제당을 혁신했다.

식품 부문은 미국에서 슈완스를 통한 판매 채널을 확대해 외연을 더 키웠다. 중국·일본·유럽 등의 사업 전략도 한층 체계화했다. 차세대 제품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한식 치킨과 햇반, 김, 김치 등 글로벌 전략제품(GSP)을 집중 육성했다. 

바이오 부문은 농업·식품 부문의 '그린바이오', 환경·에너지 부문의 '화이트바이오', 의료·제약 부문의 '레드바이오'를 3대 축으로 삼아 본격적으로 외연을 넓혔다.

최 대표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올 2분기 전체 식품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역대 최고인 47%로 집계됐다. 바이오사업부문 매출은 43.8% 신장했고, 영업이익은 2223억원(+14.6%)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CJ제일제당은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를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비결정(非結晶)형 aPHA를 연간 5000t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사진=CJ제일제당 제공)

[서울=뉴시스] CJ제일제당은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를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비결정(非結晶)형 aPHA를 연간 5000t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사진=CJ제일제당 제공)


올 하반기 중점 사업 키워드도 '글로벌'과 '바이오'

올 하반기에도 최 대표는 '글로벌'과 '바이오'를 핵심 키워드로 삼아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글로벌 사업은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에서 글로벌 전략제품에 대한 확장 전략을 펼치는 한편 최근 4년 동안 연평균 38% 이상 성장하고 있는 유럽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또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최 대표는 플랜테이블을 2025년까지 2000억원 규모로 키우는 한편 해외 매출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바이오 사업은 화이트바이오 분야에도 힘을 더 준다.

최 대표는 화이트바이오사업을 전담하는 독립조직(CIC)을 구성하고, 이승진 전 롯데비피화학 대표이사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하는 등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향후 비결정형 생분해 플라스틱(aPHA)과 반결정형 생분해 플라스틱(sePHA)의 생산라인을 더 늘려 5조원 규모로 성장시키며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에서 확실한 지위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주요 제품 가격 인상에 적극"…소비자 신뢰 회복은 숙제

하지만 최 대표 과제로 소비자 신뢰 회복이 우선 꼽힌다. CJ제일제당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원재료 상승기에 주요 제품 판매 가격을 가장 먼저 올린 바 있다.

지난해 2월 햇반 6~7% 인상을 시작으로 3월 꽃소금(9%), 5월 햇반컵반(6~8%), 7월 스팸 등 육가공식품(9.5%), 올해 2월 냉동만두(5~6%), 장류(9.5%), 3월 햇반(7~8%), 식용유(9.8%), 밀가루(28.7%) 등 주력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CJ제일제당에서 판매하는 대부분 제품 가격을 올린 셈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CJ제일제당이 제품 가격 인상에 적극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제반 비용이 큰 변동이 없는데도 CJ제일제당이 주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며 소비자 상생을 위해 제품 가격 인하를 촉구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바이오 부문의 이익 감소 우려도 제기한다. 아미노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최 대표가 나서서 실적을 방어하고, 고수익 제품 지배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부문은 아미노산 시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아미노산 사업 비중이 높아진 만큼 아미노산 스팟 가격의 방향성이 내년 상반기까지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실적을 좌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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