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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먹통 사태에...증권사 전산 장애 왜 멈추지 않나

등록 2022.08.10 14:50:59수정 2022.08.10 16: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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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사장 대국민 사과 나섰지만

공모주 상장 때마다 계속된 먹통에도

SK바사 미래 1위·LG엔솔 하이 5000여건

IBK·다올, 美브로커 중단에 해외주식 중단

한국투자증권 직원들이 물이 침투된 건물 내부를 정리하고 있다.(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투자증권 직원들이 물이 침투된 건물 내부를 정리하고 있다.(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한국투자증권의 주식거래가 전산장애 문제로 약 15시간 동안 중단되자 정일문 사장의 대국민 사과에도 투자자 원성이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트레이딩시스템 먹통 문제가 증권업계 전반에서 고질적으로 반복됐던 만큼,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한투증권은 오후 4시부터 HTS(홈트레이딩시스템)·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의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시간 외 거래나 해외주식에 투자하려던 고객들이 제 때 매도하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

전산장애는 다음날인 9일 오전 7시15분께 마무리됐다. 장장 15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거래가 막히면서 고객 불만이 고조되자, 정일문 사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들고 진화에 나섰지만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한투증권의 전산장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카카오뱅크가 상장하던 첫날에도 거래량이 폭주하면서 한 시간 여 작동하지 않았던 적 있다.

앞서 대형 공모주가 상장할 때마다 한투증권을 포함 증권사 트레이딩시스템이 먹통을 일으키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때마다 증권사들은 연이어 사과와 손해배상을 실시했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비슷한 일이 되풀이됐다.
자료=한국투자증권 *재판매 및 DB 금지

자료=한국투자증권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초 대어급 공모주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피에 상장하던 이튿날 미래에셋증권에서 먹통이 발생했다. 이어 신한금융투자, 하나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사에서 줄줄이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앞서 증권사 민원은 옵티머스와 라임 등 사모펀드 사건 등으로 상품판매에 집중됐다. 하지만 이때부터 민원은 전산장애 분야에서 늘어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민원건수는 전산장애를 이유로 미래에셋증권(211건)이 가장 많았다. 이후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청약이 시작되면서 이를 주관했던 SK증권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해 고객 불만이 폭주했다.

이처럼 대형사들이 '먹통 홍역'을 치르면서 시스템을 재정비한 뒤에는 중소형사에서 문제가 터졌다. 공모주 열풍에 거래량이 증가했지만 이를 소화할 정도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중소형사가 대형 공모주를 주관하는 과정에서 전산장애를 일으킨 것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각각 주관했던 현대차증권, 대신증권 등에서도 고객민원이 발생했다.

올초에는 퓨런티어 상장을 주관했던 유안타증권에서도 같은 이유로 민원이 제기돼 고객보상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역대급 규모의 공모주로 주목받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하이투자증권 트레이딩시스템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하면서 민원이 폭증했다. 올해 1분기 하이투자증권 민원은 5000여건으로 전분기(3건) 대비 무려 16만9766.67% 증가했을 정도다.
 [서울=뉴시스]한국투자증권 CI

[서울=뉴시스]한국투자증권 CI




미국의 긴축정책 여파로 점차 공모주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전산장애 민원은 2분기에 접어들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또 다른 유형으로 전산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IBK·다올투자증권의 미국주식 매매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 증권사가 미국 현지 브로커 계약을 맺었던 LEK증권의 서비스가 정지되면서, 해외주식 거래가 중단된 것이다. 서둘러 새로운 브로커와 계약을 체결해 이달 중 재개를 앞두고 있지만 이때문에 고객들이 한달 여 기간 동안 해외 주식을 매도주문 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증권사의 계속된 전산장애 문제가 증권업 전반의 고객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옵티머스와 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와 금융권의 횡령 등으로 고객 신뢰가 무너진 데 이어 주식거래 시스템의 전산장애까지 계속되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럴 때 일수록 기본에 더 충실하는 것이 증시침체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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