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우크라전 173일...우크라 남부 점령 압박 vs 러 북동부 공세(종합)

등록 2022.08.16 11:59:2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NN "동남부 전선 3주째 큰 변화없어…더딘 국면 접어들어"

우크라, 헤르손 교량 3개 파괴…러군 지휘부 멜리토폴 후퇴

러군, 자포리자 경비 강화...인접 멜리토폴에 체첸부대 등 배치

러군, 북부 하르키우·동부 도네츠크 공습…23명 사상

우크라 "개전 후 러 매설 18만 개 지뢰제거 작업 완료"

[니코폴=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니코폴에서 한 남성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아파트를 청소하고 있다. 2022.08.16.

[니코폴=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니코폴에서 한 남성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아파트를 청소하고 있다. 2022.08.16.

[서울=뉴시스]신정원 김태규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73일째인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은 남부 헤르손 탈환 작전에 주력했다. 크름반도와 헤르손을 연결하는 3개 교량을 모두 파괴하는 것으로 러시아 군을 압박했다.

헤르손에서 수세적 방어에 놓인 러시아 군은 지휘부가 멜리토폴로 이동하며 추후 반격을 모색했다. 남부 전선 대신 북부 하르키우와 동부 도네츠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것으로 압박해 들어오는 우크라이나 군을 견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은 7월 이후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교전을 이어오고 있지만 전세를 뒤집을 만한 뚜렷한 상황 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미 형성된 전선에서 뺏고 뺏기는 상황이 반복되는 정체 국면이 3주 연속 전개되고 있다.

CNN은 자사 닉 로버트슨 기자가 지난 3주 간 우크라이나 주요 전선인 동부와 남부를 현장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6개월 전에 시작된 전쟁은 더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빠른 시간 내에 끝날 전쟁이 아니며, 진정한 의미의 전쟁이 시작됐는지 여부도 명확치 않다"고 평가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반 페드로프 멜리토폴 시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영TV 인터뷰에서 "지난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헤르손으로 연결되는 모든 다리가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폭파됐다"며 "러시아의 재보급 노선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콜라이우=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에서 국가비상국 소방관들이 전날 밤 러시아군의 야간 포격이 있고 난 뒤 기름 탱크에 물을 뿌리고 있다. 인구 50만 명의 미콜라이우는 우크라이나 군이 탈환을 노리는 러시아 점령지 남부 헤르손과 가장 인접한 곳으로 러시아 군은 지속해서 이곳을 공습하고 있다. 2022.08.03.

[미콜라이우=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에서 국가비상국 소방관들이 전날 밤 러시아군의 야간 포격이 있고 난 뒤 기름 탱크에 물을 뿌리고 있다. 인구 50만 명의 미콜라이우는 우크라이나 군이 탈환을 노리는 러시아 점령지 남부 헤르손과 가장 인접한 곳으로 러시아 군은 지속해서 이곳을 공습하고 있다. 2022.08.03.

그러면서 "적들은 이제 헤르손에서 200㎞ 가량 떨어진 멜리토폴을 탄약과 중화기 등을 배치하는 거점 물류센터로 사용하게 됐다"며 "우리는 헤르손에서 멜리토폴로 떠난 러시아 군 지휘부를 확인했다"고 했다.
 
세르히 흘란 헤르손 지역 의원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멜리토폴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예비군, 체첸 특수부대를 주둔시키는 등 자포리자 지역의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헤르손 수복을 위한 대규모 작전을 예고한 뒤 해당 지역 주민에게 대피를 촉구했다. 이미 난방과 전기가 끊긴 상황에서 민간인이 남아 있을 경우 공습에도 제한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르키우=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 자주포가 러시아군을 향해 사격하고 있다. 2022.07.28.

[하르키우=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 자주포가 러시아군을 향해 사격하고 있다. 2022.07.28.

이후 우크라이나 군은 크름반도에서 헤르손으로 연결되는 교량 3개를 모두 파괴하며 러시아 군을 고립시켰다. 부분적인 파괴에 이어 완전히 이용 불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 러시아 군의 후방 보급로 차단을 시도했다.

크름반도와 남부 헤르손주 사이를 흐르는 드니프로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3개의 다리를 택해야 한다. 그 중 2개는 안토니우스키 다리(자동차 교량·철도 교량)이며, 나머지 1개는 동쪽으로 50㎞ 떨어진 곳의 노바카호우카 댐 위의 교량을 이용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군은 주말을 기점으로 노바카호우카 댐 위의 다리마저 폭파했다.

CNN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군이 헤르손으로 진격해오기를 기대하며 탈환 작전을 공언하고 있지만 정작 지상에서 지켜본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군의 병력 증강을 보지 못했다"며 "동남부 전선에서 큰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군의 남부 헤르손 공세에 대한 과대 선전은 러시아가 동부에서 남부로 병력을 재배치하도록 만드는 속임수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서방의 무기체계가 유입되고 있음에도 러시아 군은 여전히 5대 1로 우크라이나의 화력에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슬로뱐스크=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슬로뱐스크 인근 전선 우크라이나 드니프로-1연대 전초기지에서 한 하사관이 참호밖으로 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략 도시 점령을 위한 러시아군의 진격이 임박했음을 느끼며 참호를 확장하고 진지를 보강하며 이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08.06.

[슬로뱐스크=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슬로뱐스크 인근 전선 우크라이나 드니프로-1연대 전초기지에서 한 하사관이 참호밖으로 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략 도시 점령을 위한 러시아군의 진격이 임박했음을 느끼며 참호를 확장하고 진지를 보강하며 이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08.06.

헤르손 탈환을 공언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주요 병력을 남부 전선으로 재배치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객관적인 화력에서 밀려 단기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현장에서의 분석으로 해석된다.

남부 전선에서의 어려움과 달리 러시아 군은 북부 하르키우와, 동부 도네츠크 전선에 대한 포격을 감행했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러시아 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동부 도네츠크 민간인 마을에 지속적으로 포격을 했다"며 "3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올레그 시네구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군이 하르키우 지역에 포격을 감행해 5명이 부상을 당했고, 2명이 위독한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은 개전 후 러시아 군이 매설한 지뢰 및 폭발물 18만 개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예베니예닌 우크라이나 내무부 제1차관은 우크라이나 TV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의 5분의 1이 폭발하지 않은 포탄과 지뢰, 공중폭탄 등으로 오염됐었다"면서 "아군의 지뢰제거 부대가 18만 개 이상의 폭발물을 탐지해 제거 작업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기술자들이 6만8000 ha(헥타르) 이상 되는 면적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매주 500ha씩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며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는 아직도 매일 1000개의 폭발 물체가 제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