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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봉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기후변화 속수무책

등록 2022.08.16 14: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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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영화제 기간 조정이나 악천후 대비 인프라 구축 모색"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원썸머나잇 *재판매 및 DB 금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원썸머나잇 *재판매 및 DB 금지


[제천=뉴시스] 이병찬 기자 =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이 캐치프레이즈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물 봉변이 계속되고 있다. 더 깊이 있는 기후변화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충북 제천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제천비행장과 의림지 수변무대를 주무대로 개막한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이날 엿새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방식을 병행하면서 축소 운영한 지난 수년과는 달리 대면 공연과 프로그램 확대로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코로나19를 딛고 본래 빠르기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아 템포(a tempo)'를 슬로건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2005년 출범한 이 영화제는 언제나 비를 몰고 다녔다. 특히 청풍호반 특설무대에서 열린 개막식 참석자들에게 우비와 우산은 필수품이었다.

그동안 영화제가 열린 8월 초는 장마가 끝나는 시기여서 행사에 차질을 초래할만한 큰비는 거의 없었으나 '코로나 동면'을 거치고 주무대를 제천 시내로 옮겨 온 올해는 달랐다.

기상 당국의 장마 종료 선언 이후인 최근까지도 게릴라성 기습폭우가 곳곳에 잇따르면서 모처럼 기지개를 켠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13일 의림지 특설무대에서 열려던 필름콘서트는 폭우로 부랴부랴 제천문화회관으로 장소를 옮겨야 했다. 14일 제천비행장 필름콘서트와 의림지 라이브콘서트 역시 장대 비가 쏟아지면서 공연 중단 사태가 빚어졌다.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취소 또는 중단한 공연 프로그램 티켓을 모두 환불해 주기로 했으나 우천 상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과거와는 달리 8월 장마가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영화제 주무대가 제천비행장과 의림지 야외 특설무대여서 우천에 취약한데다 큰비는 공연의 질을 많이 떨어뜨릴 수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장마 직후인 8월 초중순 또다시 큰비가 내리는 강수 경향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사실상 '두 번째 장마' 시기로 굳어질 것으로 보이는 8월 초 개최를 유지하려면 야외 공연 프로그램의 질을 확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역대 영화제 기간 중 올해 가장 많은 비가 왔고, 기후변화로 앞으로의 기상상황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여름과 휴양이라는 영화제의 근본을 흔들 수는 없겠지만, 개최 기간을 조정하거나 악천후에도 견딜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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