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타격까지 살아난 삼성 김상수 "즐겁게 하니 운도 따라"

등록 2022.08.18 14:1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팀 사정상 2루수로 뛰다가 다시 붙박이 유격수로

유격수로 돌아간 후 타격도 살아나

"포지션 때문은 아냐…좋았을 때 느낌 오고 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2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 4회말 무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삼성 김상수가 좌중간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린 후 기뻐하고 있다.2021.10.22.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2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 4회말 무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삼성 김상수가 좌중간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린 후 기뻐하고 있다.2021.10.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내야수 김상수(32)가 제 포지션인 유격수로 자리를 옮긴 뒤 타격에서도 한층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격수에 애정이 있지만, 포지션 때문은 아니다"는게 그의 말이다.

김상수는 삼성 왕조 시절 주전 유격수였다. 삼성에 입단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삼성의 주전 유격수는 김상수였다.

하지만 3년 전부터 김상수는 주전 유격수 자리를 내려놨다.

삼성이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돌아온 내야수 이학주(현 롯데 자이언츠)를 지명하면서다. 당시 수비력이 예전과 비교해서는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상수는 주 포지션이 유격수인 이학주가 삼성에 입단하면서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상수는 2019~2020년 2루수로 뛰면서 안정된 수비를 선보였을 뿐 아니라 다소 처졌던 타격도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학주가 롯데로 트레이드됐지만, 시즌 초반에도 유격수는 김상수의 자리가 아니었다. 올 시즌 중반까지 신인 이재현이 유격수로 중용됐다.

김상수도 올 시즌 전반기에 부상과 부진으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았다.

4월 2일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던 김상수는 하루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일주일 뒤인 4월 10일 복귀했으나 옆구리 부상 등으로 4월 28일 또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한 달 간의 재활을 마치고 5월 29일 1군에 돌아왔지만, 닷새 만인 6월 3일 허리(장요근) 부상으로 재차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그가 다시 1군에 돌아온 것은 53일 만인 7월 26일이었다.

김상수가 복귀한 직후 삼성에는 변화가 있었다. 유격수로 뛰던 이재현이 엄지 골절상을 당해 장기 이탈이 불가피해진 것.

허삼영 전 감독은 김상수를 다시 유격수로 투입했다. 7월 27일 포항 한화 이글스전에서 2루수로 나섰다가 유격수로 자리를 옮겼고, 7월 28일 유격수로 교체 출전해 8이닝을 소화했다. 7월 30일 대구 롯데전에서는 2018년 10월 13일 대구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 이후 1385일 만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박진만 감독대행이 이달 1일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김상수는 꾸준히 유격수로 나서고 있다.

그의 수비 실력은 여전하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타구 판단과 부드러운 포구 동작을 앞세워 20대 시절 못지 않은 수비력을 과시 중이다.

김상수는 "오랜만에 가서 수비를 하니 송구 거리가 조금 멀게 느껴지더라. 가장 익숙한 포지션인데 몇 년 안하다보니 조금 무뎌졌다"며 "포구에는 문제가 없는데 유격수로 오랜만에 나간 직후에는 송구할 때 어색했다. 훈련을 계속 해와서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3루수로 선발 출전하기도 했던 김상수가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포지션은 유격수다.

그는 "초·중·고 시절에도 모두 유격수로 뛰었고, 유격수였기 때문에 프로에 지명을 받았다. 또 유격수일 때 좋은 성적을 보여드린 것 같다. 유격수가 애정이 많이 가는 포지션"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시즌 초반부터 나온 자신의 유격수 이야기가 다소 꺼려졌다고 털어놨다. 김상수는 "이미 포지션을 옮긴 상태였고, 이재현, 김지찬 등 젊은 선수들이 계속 맡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나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멀티 포지션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격수로 돌아간 후 김상수는 타격에서도 살아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 처음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7월 30일 롯데전 이래 13경기에서 김상수의 타율은 0.389(36타수 14안타)에 달했다. 이 기간 OPS(출루율+장타율)도 0.825를 기록했다.

20경기에서 타율 0.164(73타수 12안타)에 그친 전반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타이밍이 그렇게 됐다. 우연치 않게 유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뒤 잘 치고 있다"며 웃어보인 김상수는 "타격감이 좋아지는 추세였다. 포지션 때문만은 아니다"고 했다.

김상수는 "생각도, 노력도 많이 했다. 좋은 느낌을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기술적인 면에도 약간의 변화를 줬고, 마음가짐도 다르게 가져가려 했다"고 밝혔다.

"방망이가 공에 맞는 면적을 중요시한다"고 말한 김상수는 "하지만 시즌 중반까지 어떤 방법으로 해도 잘 되지 않았다. 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방법을 찾으려 했다. 상체를 조금 더 홈 플레이트 쪽으로 숙이고, 공을 띄우려 하고 있는데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밝은 모습을 되찾으려 애썼다.

지난해 타율 0.235로 타격 성적이 좋지 못했던 김상수는 "타자는 타격이 부진해지면 기분이 처질 수 밖에 없다. 원래 긍정적으로 밝게 하는 성격이었는데 지난해부터 야구가 잘 되지 않고 다쳐서 자꾸 2군에 가다보니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 돌아봤다.

김상수는 "그래서 마음가짐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처럼 밝고 긍정적으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며 "그렇게 하다보니 좋은 운도 따르더라. 계속 밝게 하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기간이 많았기에 스스로 '실패한 시즌'이라 여긴다. 하지만 남은 시즌 동안에는 꾸준히 경기를 소화하겠다는 각오다.

김상수는 "프로 선수라면 많은 경기를 나가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두 달 정도 공백이 있었다. 이미 실패한 시즌인 것 같다"고 토로한 뒤 "남은 시즌 동안 최대한 많은 경기를 나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일단 경기를 나가야 경기력도 보여줄 수 있다"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