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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서부 기니 해저 거대 운석 충돌 흔적 발견

등록 2022.08.18 14: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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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시대 끝낸 멕시코만 칙술루브 운석과 같은 시기 발생

400m 운석, 초속 20km로 충돌해 직경 8km 분화구 형성

2000m 높이 쓰나미 발생해 여러 대륙 생명체 피해 발생

5~10만년 주기로 거대 운석 충돌…지금도 안심 못한다

[서울=뉴시스]6600만년전 거대 운석이 지구에 충돌해 공룡시대를 끝낸 사건 흔적 가운데 멕시코 칙술루브 분화구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아프리카 서부 기니 해안에도 거대 운석이 충돌한 흔적이 발견됐다. (사진출처: 사이언스지) 2022.08.18.

[서울=뉴시스]6600만년전 거대 운석이 지구에 충돌해 공룡시대를 끝낸 사건 흔적 가운데 멕시코 칙술루브 분화구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아프리카 서부 기니 해안에도 거대 운석이 충돌한 흔적이 발견됐다. (사진출처: 사이언스지) 2022.08.18.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6600만년전 거대 운석이 지구에 충돌해 공룡시대를 끝낸 사건 흔적 가운데 멕시코 칙술루브 분화구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아프리카 서부 기니 해안에도 거대 운석이 충돌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저널에 17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기내 해안에서 발견된 대규모 분화구가 운석 충돌로 생긴 것으로 추정됐다. 분화구의 깊이보다 직경이 훨씬 길며 일부 암석들이 충돌로 쪼개진 뒤 포개지면서 중앙부에 바위 봉우리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봉우리 형태는 일시적으로 녹은 버터처럼 흐르는 바위에 의해 형성된 전형적인 모습이다.

발견자 이름을 따 나디르로 명명된 새 분화구가 형성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분화구에서 확인되는 지층만을 바탕으로 추정하면 칙술루브 분화구가 형성된 시기와 가까운 때다. 멕시코만 해저에 있는 칙술루브 분화구는 직경이 160km에 달하는 곳으로 10km 길이의 운석이 충돌해 형성됐다. 이 충돌로 공룡이 전멸하는 등 지구 역사에 큰 변화가 발생했었다. 

지구 표면은 침식 작용과 화산 폭발, 지각 충돌 등으로 계속 변형되기 때문에 운석 충돌로 발생한 분화구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나디르 분화구도 우연히 발견됐다. 분화구 발견자 중 한 사람인 스코틀란드 헤리엇-와트 대학교 지질학자 우이스딘 니콜슨이 에너지 산업 때문에 발생한 지표 변화를 지도상으로 조사하다가 이상한 지역을 찾아냈다.

그와 동료들이 추정한 결과 400m 길이의 운석이 초속 20km 속도로 충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 인한 충격파는 TNT 5000메가톤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현존하는 어떤 핵무기보다 최소 100배 이상 강력한 파괴력이다. 주변 모든 물체들이 시속 3200km의 강력한 폭풍에 휩싸였을 것이다. 이 정도 속도면 자동차가 가로등에 부딪혀 꺽어질 수준이다.

초고층 건물 높이의 물기둥이 치솟아 시속 1500km로 해안가를 덮쳤을 것이다. 이어서 충돌로 치솟은 바닷물이 분화구로 떨어지면서 더 깊게 패였고 2000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혼란이 가라앉은 뒤 해저에는 직경 8km, 깊이 400m의 분화구가 남았다.

이 사건은 칙술루브 분화구 충돌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작은 규모다.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지역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발생한 쓰나미로 여러 대륙의 생명체가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한 운석 충돌 전문가가 평가했다.

연구팀은 마그마와 바닷물이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대폭발로 인해 분화구가 형성됐을 가능성도 고려했지만 그보다는 운석 충돌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훨씬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운석충돌로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된 많은 분화구들이 실은 다른 요인 때문에 형성된 사례가 많다. 나디르 분화구도 충돌로 인해 형성됐는지를 최종 확인하려면 시추를 통해 충격을 받은 수정이 존재하는지 등 다른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

다만 나디르 분화구와 같은 것을 만들어내는 운석 충돌이 5만년에서 10만년 주기로 발생한 것은 확실하다. 공룡시대 말기에 적어도 비슷한 크기의 운석이 수십차례 지구와 충돌한 것이다.

휴스턴 달 및 혹성연구소 혹성지질학자 데이비드 크링 박사는 나디르 충돌로 "백악기가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그런 사건이 꽤 자주 일어났다"고 말했다. 오늘날의 지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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