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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 옹벽 넘어 아파트 덮칠까 불안"…사유지 급경사지 점검

등록 2022.08.18 17: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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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붕괴 우려 급경사지 34곳 중 20곳이 사유지

급경사지 사유지는 산사태 사각지대…관리 안 돼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8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동에서 동구 주민안전담당관 직원들이 사유지 내 급경사지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광주 동구에는 폭우나 해빙기에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급경사지가 34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2.08.18.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8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동에서 동구 주민안전담당관 직원들이 사유지 내 급경사지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광주 동구에는 폭우나 해빙기에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급경사지가 34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2.08.1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여름철 폭우로 인한 사유지 내 산사태 예방에 부디 협조해주길 바랍니다"

18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동의 산을 등지고 지어진 한 운전연습학원. 급경사지 안전 점검을 나온 동구청 주민안전담당관실 직원들이 학원 뒷편 산을 따라 설치된 철제 울타리를 따라 걸으며 방재 설비를 점검했다.

울타리를 흔들며 강도를 확인하거나 경사면을 덮고 있는 낙석방지망을 바라보며 크게 뚫린 구멍의 수까지 셌다. 성인 남성 키높이 정도 울타리는 녹이 슨 채 방치돼 있었고, 낙석방지망 곳곳에는 구멍을 비집고 자라난 풀과 나무가 무성했다.

직원들은 찢어진 낙석방지망 등 보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촬영하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사항을 꼼꼼히 기록했다. 점검을 마친 직원들은 학원 관계자에게 점검표를 전달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암반 균열과 침하, 낙석 여부 등을 기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곳은 높이 50m, 너비 110m의 70도 급경사지로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에 따른 재해위험도 평가에서 45점을 기록해 C등급으로 평가됐다. C등급은 정기적인 안전점검이 필요하고 상황에 따라 붕괴위험지역으로 지정·관리될 수 있는 곳에 부여된다.

당장 붕괴 위험은 없지만 지반이 약해질 경우에는 언제든 토사와 암반이 쏟아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가 이후 철제 울타리와 낙석방지망이 설치됐지만 사유지라 동구의 직접 관리 대상에 들지 않았다. 때문에 동구가 매번 현장을 가보지 않고서는 어떻게 관리되는지 알기 힘들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8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동에서 동구 주민안전담당관 직원이 사유지 내 급경사지 현황을 점검하면서 노출된 암반을 바라보고 있다. 광주 동구에는 폭우나 해빙기에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급경사지가 34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2.08.18.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8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동에서 동구 주민안전담당관 직원이 사유지 내 급경사지 현황을 점검하면서 노출된 암반을 바라보고 있다. 광주 동구에는 폭우나 해빙기에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급경사지가 34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2.08.18. [email protected]

인근 한 아파트에 설치된 옹벽 점검 과정에서도 사유지 문제가 떠올랐다. 단지 내 높이 8m, 너비 100m 옹벽 위로는 아파트와 관계없는 사유지가 있다.

폭우가 쏟아질 경우 사유지에서 떠밀려오는 흙이 옹벽을 넘어 아파트 단지로 쏟아질 가능성 등이 있어 재해위험 평가에서 C등급(41점)을 받았다.

그러나 사유지 관계자를 통한 보수 대책은 미미한 실정이다. 2020년 8월 당시 폭우로 옹벽 배수로가 막혀 토사물이 아파트 단지로 쏟아지기도 했지만, 이후 수습은 입주민들의 몫이었다.

아파트 관계자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올 경우 토사물이 옹벽을 넘어 쏟아질 수 있다. 나아가 옹벽 자체가 무너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종종 땅 주인과 협의해 옹벽 배수관을 뚫거나 별도의 배수로를 파고 있지만 토사가 대량으로 흘러내릴 경우를 대비한 해결책은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동구청은 사유지 관계자들에게 여름철 폭우로 인한 산사태 예방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구청 관계자는 "소유지 비탈에 나무가 쓰러져있는 것을 보거나 돌이 굴러 떨어지는 경우가 반복될 경우 옹벽에 금이 갔는지 확인한 뒤 즉각 신고해 달라"며 "특히 여름철 폭우가 쏟아질 때는 언제든 급경사지가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시민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관리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동구가 파악한 지역 내 붕괴 우려 급경사지는 총 34곳(B등급 15곳·C등급 18곳·D등급 1곳)이다. 이 중 사유지는 20곳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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