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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도입 앞둔 코인 거래소…인재 확보 치열

등록 2022.08.19 06:30:00수정 2022.08.19 09: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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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인 거래소 업황 침체에도 대규모 채용 진행

쌓아둔 현금으로 변동성 큰 업황 대비한 사업 다각화

제도권 도입 앞두고 AML·준법감시·보안 인력 수요 커져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이 이용자 보호 전담부서를 신설하면서 투자자 보호 정책 고도화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코인원 제공) 2022.2.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이 이용자 보호 전담부서를 신설하면서 투자자 보호 정책 고도화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코인원 제공) 2022.2.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글로벌 코인업계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침체로 인해 몸집 줄이기가 한창이지만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시장이 이례적인 호황기를 누리며 쌓아둔 현금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중인데다가,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필요한 인력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형 가상자산 거래소 플라이빗은 하반기 경력직 공개채용에 나선다고 밝혔다. 시장 환경이 전년 대비 악화했지만 지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인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대형 거래소들의 경우엔 더욱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코인원은 일 년 새 직원 수가 70% 넘게 늘었으며,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임직원 수가 100명 넘게 증가해 사옥 이전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행보는 글로벌 코인 업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미국 1위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지난 6월 크립토윈터(코인시장 침체기) 진입에 따라 전사 인력의 18%를 감축했고, 이 밖에도 크립토닷컴과 제미니 등 유명 거래소들이 직원의 상당수를 감원했다.

국내 가산자산 거래소들이 인력 확충에 나선 데에는 지난해 호황기에 쌓은 체력을 바탕으로 시황 침체기에 대비한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두나무는 지난해 중고 명품 매입, 연예기획사 등 다양한 업종의 자회사를 4곳이나 추가했다. 올해도 하이브와 함께 대체불가능토큰(NFT) 합작 해외법인 레벨스를 설립했다. 빗썸도 지난 11일 자회사 빗썸메타의 NFT 지식재산권(IP) 브랜드 '네모클럽'을 선보였다.

늘어난 자회사 인력 확충 외에 본업인 가상자산업과 관련해서는 올해 본격적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제도권 진입에 맞춰 인력을 재정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루나-테라 폭락 사태 이후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자 보호와 무분별한 거래를 예방하기 위해 디지털 자산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출범 등 '디지털자산 기본법'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상자산업 관련 인력 확충에 가장 큰 힘을 쏟은 곳은 코인원이다. 코인원은 지난해부터 파격적인 조건으로 대규모 채용을 진행해왔다. 코인원은 지난해 11월 100명 규모의 개발·비개발 직군 채용을 진행했다. 올해는 지난 1~2월에 걸쳐 대규모 경력직 공채를 진행했고, 지난 6월에도 '2022 코인원 개발자 집중채용'을 통해 50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했다. 적극적인 인재 확보의 노력으로 코인원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달 말 기준 182명을 기록해 전년 동월(106명) 대비 71.6% 증가했다.

사옥 역시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용산 구사옥에서 여의도 신사옥으로 이전했다. 여의도 파크원에 위치한 신사옥은 기존 사옥 대비 인원을 2배 이상 수용할 수 있는 크기다. 현재 코인원은 상시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 역시 본업과 자회사를 비롯해 다양한 직군에서 인력을 뽑고 있다. 2021 사업연도 두나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두나무의 미·등기 임원을 포함한 임직원 수는 369명이었으나, 반년 새 100명 넘게 증가해 지난 6월 초 기준 490명으로 집계됐다.

두나무 역시 늘어난 자회사와 계열사로 인한 인력 증가와 더불어 주요 사업인 가상자산 거래소 인력 확충으로 사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사옥 인근 대형 오피스 빌딩인 에이플러스에셋타워를 리츠 형태로 투자한 상태다. 해당 빌딩의 공실이 생길 때마다 자회사와 부서 단위로 이동하고 있다.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도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 임원을 포함한 임직원 수는 291명이었으나 318명으로 늘었다.

고팍스도 지난 3월 전 직군에서 대규모 채용을 진행해 지난해 말 85명 수준이던 직원 수가 올해 6월에는 113명으로 늘었다. 코빗도 개발·비개발 직군에서 꾸준히 신입과 경력직 채용을 해오고 있다.

 거래소들은 최근 블록체인 보안 이슈와 이상 외환 송금 등으로 자금세탁방지(AML)과 보안 관련 인력 채용에도 열을 올리는 중이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시중은행을 거쳐 8조원이 넘는 이상 외화 송금이 확인되며, 코인을 이용한 자금 세탁 연루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은 AML 관련 핵심 인력을 채용 중이며, 보안 인력도 모집 중이다. 특히 코인원은 지난해 초 5명에 불과했던 AML 인력을 지난달에는 20명으로 늘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코인 거래소들은 변동성이 큰 시황에 대비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성을 추구하고 있다"며 "대형 거래소들은 자금력이 되기에 다양한 사업에 투자할 수 있어 직원 수가 빠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고, 또 가상자산업이 규제권에 들어서면서 코인과 관련된 리스크 요인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AML, 보안, 컴플라이언스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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