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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규어로스 희망어, 오늘 못 듣는다…"불완전한 공연은 못한다"(종합)

등록 2022.08.19 14: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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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비 운송 항공편 결항"

오늘 올림픽공원 내 SK 핸드볼경기장 무대 불발

[서울=뉴시스] 시규어 로스 2016년 내한공연 현장. 2022.08.19. (사진 = 현대카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시규어 로스 2016년 내한공연 현장. 2022.08.19. (사진 = 현대카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아이슬란드 풍광을 빼닮은 아름다우면서 몽환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포스트록 밴드 '시규어 로스(Sigur Ros·시구르 로스)'가 5년 만에 열기로 한 내한공연이 당일 취소됐다.

19일 공연 기획사 프라이빗 커브에 따르면, 시규어 로스는 이날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내 SK 핸드볼경기장에서 국내 팬들과 재회할 예정이었으나 공연장비 운송 문제로 무산됐다. 지난 17일 싱가포르에서 공연한 멤버들은 전날 이미 국내 도착한 상황이었다.

프라이빗 커브는 "이날 오전 시규어 로스 공연장비 운송 항공편의 긴급한 문제가 발생했음을 전달받았다"면서 "아티스트와 저희는 시규어 로스 공연을 기다려주신 팬들에게 불완전한 공연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을 같이 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공연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규어로스는 프라이빗커브를 통해 "오늘 밤 서울 공연을 취소할 수밖에 없게 돼 정말 유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싱가포르에서 전날 한국에 도착해 이날 공연을 준비하고 있던 중에 항공편 결항으로 우리의 무대 장비가 서울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우리의 악기를 비롯한 화물을 제때에 공연장으로 들여오기 위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을 팬 여러분께 알릴 시간조차 찾기 힘들어지기 전에 이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다"고 전했다.

"공연 일정을 재조정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 봤지만, 아시아 투어의 남은 일정 때문에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며,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시규어로스는 오는 22일부터 제프 오사카 베이사이드(zepp osaka bayside)를 시작으로 26일까지 도쿄 등 일본 투어를 돈다. 28일엔 태국 방콕에서 공연이 예정됐다.

프라이빗 커브는 "다음에 더 좋은 기회로 뵐 수 있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예매한 티켓은 100% 전액 환불 처리한다. 추후 티켓 금액의 10%를 추가 보상한다.

시규어 로스의 내한은 이번이 네 번째 예정이었다. 2013년과 2016년 서울에서 단독 공연을 열었다. 2017년에는 경기 이천에서 열린 '지산 밸리 록 뮤직 앤 아트페스티벌에'에 출연했다.

[서울=뉴시스] 시규어 로스. 2022.05.10. (사진 = 프라이빗 커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시규어 로스. 2022.05.10. (사진 = 프라이빗 커브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내한 공연은 2013년에 탈퇴한 키보드 연주자 캬르탄 스베인손(Kjartan Sveinson)이 9년 만에 재합류해 팬들의 관심이 컸다. 그리고 1부·2부로 공연이 나눠지고 인터미션 20분가량을 둔 3시간짜리 대형 공연이라 주목 받았다. 

시규어 로스는 1994년 아이슬란드에서 결성했다. 1집(Von), 2집(agætis byrjun), 3집([( )]), 4집(takk), 5집(아직도 귀를 울리는 잔향 속에서 우리는 끝없이 연주한다), 6집(Valtari) 등을 발표하며 포스트 록과 슈게이징 장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독창적인 기타 소리와 신비로움과 강렬함을 아우르는 멜로디, 팔세토 창법을 구사하는 보컬 욘 소르 비르기손(Jon Por Birgisson)의 몽환적 음색, 창의적이고 세련된 무대연출로 팬덤을 보유 중이다. 이들의 음악 중에서 희망어(Vonlenska)로 불려지는 곡들은 듣는 이의 상상력까지 끌어들인다는 평을 듣는다.

아이슬란드어로 '본(Von)'은 명사로 '희망'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따온 아이슬란드어 '본랜스카(vonlenska)'가 영어로 번역돼 '호프란딕(hopelandic)'이 됐고 그를 번역해 한국에서는 희망어로 통한다.

시규어 로스는 또 문화 전반의 다양한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끼쳤다. 라디오 헤드(Radio Head)의 리더 톰 요크(Thom Yorke)는 "라디오 헤드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준 밴드"라고 소개했다.

아이슬란드 출신의 세계적 가수이자 배우인 비요크(Björk)는 "시규어 로스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신에게 감사한다"며 극찬했다. 국내에서는 시규어 로스의 대표곡 '호피폴라(Hoppipolla)'가 MBC TV 인기 예능물 '무한도전'에 실리면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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