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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성 부족’ 등 잇단 임상 중단 소식에…K바이오 악재?

등록 2022.09.23 13:08:16수정 2022.09.23 13: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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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메디포스트·박셀바이오·메드팩토 등 임상 중단 소식

"K바이오 악재 아냐…거쳐야 하는 과정"

‘유효성 부족’ 등 잇단 임상 중단 소식에…K바이오 악재?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임상 중단 소식을 전하자 ‘K바이오 악재’ 수식어가 등장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3가 로타 바이러스 백신으로 개발 중인 'P2-VP8'의 임상 3상시험을 조기 중단한다고 최근 밝혔다.

P2-VP8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제 비영리단체 PATH와 공동 개발 중인 주사형 로타 바이러스 백신으로, 잠비아·가나·말라위 등 3개국에서 P2-VP8의 중증 로타 바이러스 위장관염 예방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P2-VP8이 현재 허가된 먹는 로타 바이러스 백신에 비해 중증 로타 바이러스 위장관염으로부터 더 효과적인 보호를 제공한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 임상 3상 1단계(stage1) 중간평가 결과, 대조백신 대비 효능 측면 우위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PATH는 대규모 임상을 그대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최종 8200명 수준으로 진행하려던 임상 3상 2단계(stage2)를 중단키로 했다.

메디포스트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뉴로스템’의 임상 1·2a상을 보류했다. 지난 22일 공시를 통해 경도 및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으로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신청한 뉴로스템 임상 1·2a상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다음 단계 임상개발을 위한 임상근거 미확보가 이유다.

이에 따라 메디포스트는 추후 임상계획 수정 또는 진행 지속 여부 판단이 이뤄질 때까지 FDA에서 승인받은 임상시험계획(IND)을 보류키로 했다.

박셀바이오는 지난달 후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제 'Vax-DC/MM' 임상 2상 연구를 조기 종료한다고 밝혔다. 다른 경쟁약물보다 유효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대원제약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했던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 ‘티지페논정’ 임상 2상을 중단했다.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으나,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 및 중증환자 감소 등에 따라 임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드팩토는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백토서팁’을 진행성 데스모이드 종양(공격성 섬유종증) 대상으로 추진했던 임상 2상을 자진 철회했으며, 파멥신은 재발성 교모세포종 신약 후보물질 'TTAC-0001'의 호주 및 미국 임상 2상을 중단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신약개발에 따른 임상시험 중단·실패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국내 바이오 업계 악재로 여겨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다. 임상시험 이후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 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임상시험은 약물이 효과가 없으면 당연히 중단되는 것으로, 중단·실패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다만 기업들의 경우 주가방어용이 아니라 임상적 유효성이 있는지 제대로 검토한 뒤 좀 더 전문가답게 디자인을 한 뒤 임상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개선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이 중단되고 실패해도 성공을 위해서 임상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 것은 맞는다”며 “최근 바이오텍들이 자금난에 따라 여러 임상을 중단하고 하나의 임상만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 이 역시 어쩔 수 없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고 내실을 다져 생존전략을 배우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현재의 어려움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도 마찬가지인 상황인 만큼 유연하게 버텨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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