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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여왕 보다 많은 아베 국장 '경비 인력'…내년 日 G7회의 시금석

등록 2022.09.27 11:42:29수정 2022.09.27 1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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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 땐 경찰 1만여명 투입…아베 국장은 2만여명

역대 日총리 장례식 경비 경찰 인력 6000~8000명보다도 많아

'경호 실패' 아베 총격 사건 이후 첫 대규모 경비라 日 경찰 위신 걸려

내년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앞두고 쇄신한 경호 지침 시험 운용

[도쿄=AP/뉴시스]27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이 열리기 전 도쿄 니혼부도칸 앞을 경찰관들이 순찰하고 있다. 2022.09.27.

[도쿄=AP/뉴시스]27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이 열리기 전 도쿄 니혼부도칸 앞을 경찰관들이 순찰하고 있다. 2022.09.27.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27일 열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국장(國葬)과 관련한 경호·경비는 2023년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 서밋)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은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최대 2만여명을 투입해 경비태세를 펼친다. 이는 1967년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국장이나 2000년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내각·자민당 합동장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규모로, 경시청(도쿄지방경찰청)은 최고 수준의 경계에 임한다.

닛케이는 아베 전 총리 국장이 총격 사건을 계기로 요인 경호 운용을 쇄신한 뒤 첫 대규모 경비가 되면서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찰당국도 국장 관련 경비, 경호에 각별히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경시청은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이 열리는 도쿄(東京)도 지요다(千代田)구 니혼부도칸(日本武道館) 주변에 폭발물 등 수상한 물건이 설치돼 있지 않은지 경비견과 기동대가 탐색하는 모습을 전날 언론에 공개했다. 국장이 열리는 회장(会場)의 출입구외, 주위에 있는 도로의 맨홀의 뚜껑을 여는 등 꼼꼼히 확인하고 잠수부까지 동원해 촘촘한 경계 태세를 연출했다.
[도쿄=AP/뉴시스]일본 경찰이 27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열리는 도쿄 니혼부도칸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2022.09./27.

[도쿄=AP/뉴시스]일본 경찰이 27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열리는 도쿄 니혼부도칸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2022.09./27.

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아베 국장' 경비는 경시청이 1만7500여명의 경력을 동원하고 각지 경찰로부터도 2500여명의 지원을 받는다. 각국 대사관 주변의 경비도 증강하고 요인 경호와 교통정리, 행사장 주변을 찾은 일반 조문객 경비 등을 담당한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전후 정치인으로 유일하게 국장이 이뤄진 게 1967년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다. 일본 정부 기록에 따르면 당시 국장에는 72개국 외교사절과 각계 대표자 등 6000여명이 참석, 경시청 약 6000명, 가나가와현 경찰 2000명 이상이 경비를 섰다.

2000년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합동장에도 6000여명이 참석해 경찰 경비는 1만명이 투입됐다. 그 이후로 총리 출신 합동장에서 경찰 인력이 오부치 전 총리를 웃돈 경우는 없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에는 1만명이 넘는 경찰관이 동원됐다.

이번에 일본 당국이 2만여명 규모의 경비를 세운 배경에는 2001년 9·11테러 이후 국제테러 정세가 긴박해진 것과도 무관치 않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소프트 타깃'을 노려, 조직에 속하지 않고 단독으로 습격을 실행하는 '외로운 늑대'형 테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상공에서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드론 등 새로운 테러 위협도 가중되고 있어 경계 대상은 넓어지고 있다.
[도쿄=AP/뉴시스]일본 경찰이 27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열리는 도쿄 니혼부도칸 인근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2022.09.27.

[도쿄=AP/뉴시스]일본 경찰이 27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열리는 도쿄 니혼부도칸 인근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2022.09.27.

이번 국장 경비에는 일본 경찰의 위신도 걸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시청은 경시총감을 책임자로 하는 '최고 경비 본부'를 설치해, 엄중한 경비 태세를 하고 있다. 본부는 2019년 10월 일왕의 즉위예정전 의식과 2021년 7월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도 설치된 바 있다. 일본 경찰청도 국장 하루 전날인 26일 경비를 지휘할 대책실을 설치했으며 27일 당일에는 쓰유키 야스히로 경찰청 장관이 수장을 맡아 경호·경비 지휘를 총괄한다.

총격 사건 당시 현장에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제복경찰관을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대거 투입한 것도 '보여주는 경비'로 테러 억제 효과를 노린 것이라 볼 수 있다. 한 경찰 간부는 닛케이에 "절대 실패는 용납될 수 없다. 누가 봐도 증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태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경찰당국에선 아베 총격사건 이후 근본적으로 재검토한 요인 경호 운용의 첫 대규모 경비다. 경찰청은 해외 요인을 포함해 모든 대상자의 경호 계획을 경시청으로부터 사전에 보고받아 확인했다. 정세에 따라 각 인사를 수행하도록 하는 보안폴리스(SP)도 종전보다 증원했다.

아베 전 총리의 국장 경비비는 약 8억엔으로 추산되고 있다. 과거 대규모 경비로는 1989년 쇼와 일왕의 장례 '대상의 예'에서 약 24억엔(경찰의 경비 태세는 최대 약 3만2000명), 2016년 미에현 G7 정상회의에서 약 157억엔(약 2만3000명) 등이었다. 이번에는 경비 기간이 짧은 점 등에서 비용이 비교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이 열리는 니혼부도칸 모습. 2022.09.27.

[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이 열리는 니혼부도칸 모습. 2022.09.27.

국장에 따라 27일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고속도로 도심 순환선과 신주쿠, 시부야 방면 등에 이르는 복수 구간이 통제된다. 행사장인 니혼부도칸 주변 등 일반 도로도 규제한다. 각국에서 온 여러 요인이 동시에 이동하는 가운데 경호나 교통 통제를 안전하고 원활하게 실시할 수 있느냐가 초점이다.

아베 전 총리의 국장 후에는, 2023년 5월에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가 대기하고 있다. 이번 국장에서 일본 당국의 경비 노력은 G7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서도 관건이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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