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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쟁포로 우크라군에 합병 찬성 투표 강요" NYT

등록 2022.09.27 1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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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감시단체 성명…"찬성 강요, 러 홍보 위한 조작"

DPR 운영 올레니우카 수용소, 포로 투표 동영상 공개

"러, 교도소 투표로 우크라 점령 지지 증거 활용" 비판도

[루한스크(우크라이나)=AP/뉴시스]지난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투표소에서 러시아 병합 찬반을 묻는 투표에 한 주민이 투표를 마치고 투표함에 넣고 있는 모습이다. 2022.09.23.

[루한스크(우크라이나)=AP/뉴시스]지난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투표소에서 러시아 병합 찬반을 묻는 투표에 한 주민이 투표를 마치고 투표함에 넣고 있는 모습이다. 2022.09.23.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주)를 대상으로 한 병합 투표에서 우크라이나군 전쟁 포로에게 찬성표 행사를 강요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 '디스인포메이션 상황센터'는 성명을 통해 "많은 우크라이나 전쟁포로들이 러시아로의 병합에 대한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강요받고 있다"며 "점령지에서 러시아를 홍보하기 위한 또 다른 조작"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매체들은 친러 분리주의 세력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운영 중인 도네츠크주(州) 올레니우카 수용소에서 촬영된 투표 동영상을 보도했다. 해당 동영상에는 수십 명의 남녀 수감자들이 필요한 서류를 작성한 뒤 투표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나아가 러시아는 국영 언론 등을 통해 "30여명의 우크라이나 포로가 DPR 여권 발급을 자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투표 분위기 조성에 한창인 모습이다. 군 장성 출신의 러시아 국회의원이 솔선수범 차원에서 군복무를 자원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SNS를 통해 공개된 다른 동영상에서는 무장한 러시아 군인들이 투명 투표함 앞에서 투표자들을 감시하는 모습들도 담겨있다. 비밀투표의 원칙과는 무관하게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 당국이 주민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협으로 투표 장면을 강제로 연출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러시아가 파견한 지방 관료들이 무장병력을 보내 러시아 병합에 반대한 유권자의 이름을 적으려고 한다"고 전한 바 있다.

NYT는 "러시아가 교도소에서의 투표 모습을 자국의 우크라이나 점령에 대한 지지 증거로 활용하려 하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연극처럼 꾸며진 불합리한 투표 과정의 면모만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까지의 누적 투표율은 DPR이 86.89%로 가장 높았다.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83.61%, 헤르손주 63.58%, 자포리자주 66.43%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제규정에 따라 등록 유권장의 50% 이상이 참여하면 주민투표가 성사된 것으로 간주된다는 게 러시아 선거당국의 주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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