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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 고집' 英트러스, 30일 독립 예산감시기관 긴급 회동

등록 2022.09.30 15: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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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 공공기관 예산책임청(OBR) 수장과 회동

가디언 "이례적 회동…경제·재정 상황 논의 전망"

재무부 특별위, 재정 계획·성장 전망 신속 발표 촉구

英보수당 지지율 21% '뚝'…노동당과 33%p 최대 격차

[바르샤바(폴란드)=AP/뉴시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바르샤바(폴란드)=AP/뉴시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대규모 부자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 정책으로 시장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30일(현지시간) 독립적인 예산 감시 기관인 예산책임청(OBR)과 긴급 회동할 예정이라고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러스 총리와 쿼지 콰텡 재무부 장관은 금융 시장 공황 완화에 실패한 뒤 리처드 휴스 OBR 청장과 30일 긴급 회동한다.

OBR은 영국 재무부의 자금 지원을 받지만 부처가 아닌 독립적인 공공기관이다. 영국 정부의 공공 재정에 대한 독립적인 경제 예측과 분석을 제공한다.    

가디언은 이 회동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며, 다음 주 전체 재정 전망 초안을 제시하기 전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에선 '극적인' 경제 및 재정 상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러스 총리는 오는 11월23일까지 업데이트된 OBR의 성장 전망과 함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한 중기 재정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정부 재정 계획을 최소 한 달 앞당기고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가능한 빨리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해야 한다는 재무부 특별위원회 요구에 직면해 있다.

멜 스트라이드 재무부 특별위원장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정부가 현재 경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렇게 폭 넓지는 않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이것은 큰 도전"이라고 했다.

트러스 정부는 지난 23일 대규모 감세와 기업·가정 에너지 부담 완화를 위한 막대한 재정 지출을 발표했다. 40년 만의 최고 수준 물가 상승으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고 시장은 요동쳤다. 이후 영란은행(BOE)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긴급 대규모 국채 매입과 양적 긴축 한 달 유예 카드를 내놓으면서 시장이 다소 안정되는 듯 했지만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연 소득 15만 파운드(약 2억39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5%에서 40% 내리는 부자 감세 정책이 반발을 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낙수 효과에 지쳤다. 그것은 작동한 적이 없다"고 우회 비판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고소득자에 불균형적으로 혜택을 줄 세금 감면은 불평등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편 트러스 총리가 속한 보수당(토리당)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당 내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새로 발표된 유거브(YouGov) 조사에선 영국 노동당 54%, 보수당 21%를 기록, 지지율 격차가 33%포인트로 역대 최대치로 벌어졌다. 조사는 28일~29일 유권자 171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불과 나흘 전 17%포인트(노동당 45%, 보수당 28%) 격차였는데, 트러스 총리가 감세 정책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지지율이 더 주저 앉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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