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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곽재식 "괴물전문가요?...과학은 재미있는 이야기 전달하고파"

등록 2022.10.01 06:00:00수정 2022.10.11 10: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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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도서 '곽재식의 괴물 과학 수사대' 출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공학 박사이자 SF소설가인 곽재식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가 2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9.2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공학 박사이자 SF소설가인 곽재식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가 2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9.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제가 좋아하는 건 괴물 자체가 아니라 그 시대에 괴물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배경과 사람들의 생각이에요. 저는 괴물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서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괴물을 둘러싼 사회 현상에 관심이 있는 거죠."

인기 과학자인 곽재식 교수(숭실사이버대학교에서 환경안전공학과)는 괴물이 등장하는 SF소설 작가이기도 하다.

실증적인 것을 추구하는 학자지만 10년 넘게 한국의 괴물을 탐구해오고 있다.

최근 출간한 '곽재식의 괴물 과학 수사대'가 방증이다. 어린이 독자를 위해 우리나라 괴물을 쉽게 소개한 이 책은 과학자 작가 답게 오로라, 바이러스, 돌연변이 등 과학 지식을 함께 전한다.

[서울=뉴시스] 곽재식의 괴물 과학 수사대,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사진=위즈덤하우스, 동아시아 제공) 2022.10.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곽재식의 괴물 과학 수사대,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사진=위즈덤하우스, 동아시아 제공) 2022.10.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어우야담' 접하고 괴물 이야기 시작

곽 교수가 괴물에 처음 관심을 두게 된 건 2008년이다. 당시 역사소설을 쓰기 위해 조선시대 서적을 뒤지던 중 설화집 '어우야담'을 읽게 됐다. 처음 목표하던 정통 역사소설을 쓰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우리나라 역사에 기록된 괴물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괴물 이야기를 모아보니 소설로는 소화하지 못하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정리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려 다른 창작자들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했죠."

곽재식의 '괴물 아카이브'는 그렇게 창작자들에게 공유됐고 이후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 그의 자료를 활용했다는 연락도 들려왔다. 작가는 자신이 정리한 한국의 괴물들을 모아 2018년 '한국 괴물 백과'를 출간하며 소위 '괴물 전문가'가 됐다. 이후에도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괴물X과학 안내서' 등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한 '곽재식의 괴물 과학 수사대'도 그의 '괴물 아카이브'에서 나왔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괴물 이야기는 그도 처음 시도하는 일이다.

"어린이책을 쓰는 건 익숙하지 않아 강민정 작가에게 많이 도움을 받았다"는 그는 "괴물과 과학 지식, 기본적인 이야기는 제가 만들었지만 강 작가가 문체와 이야기를 다듬어 겨우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괴물 과학 수사대'도 시리즈로 출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아직도 읽지 못한 조선시대 기록물이 많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공학 박사이자 SF소설가인 곽재식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가 2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9.2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공학 박사이자 SF소설가인 곽재식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가 2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9.29. [email protected]



꾸준한 과학책 출간…목표는 '전문적 과학서' 아닌 "재밌는 이야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방송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얻은 그는 과학이 대중과 소통하고 있어 뿌듯하다. 평소에도 책으로 쓰고 싶은 소재를 메모에 정리하는 그는 이러한 경험이 모두 "이야기의 자양분"이 된다고 했다.

최근 출간한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를 비롯해 '곽재식의 먹는 화학 이야기' 등 작가의 비문학 저서는 전문적인 과학 지식을 요구하기보다는 편하게 읽기 좋은 과학책을 추구한다.

"제 책을 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과학책을 어렵게 쓰려는 게 아니에요. '달'을 소재로 제가 아는 지식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모아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아직도 쓰고 싶은 "재밌는 이야기"가 많다. 하수도의 역사부터 태양광 발전의 원리 등 곽재식은 자신의 메모를 훑어보며 쓰고 싶은 소재를 읊었다. 흥미가 생겨 조사해둔 소재들이다. 강의 준비와 책 집필만으로도 빠듯한 시간이지만 이런 소재 공부는 책이 되거나 강의 중 재밌는 에피소드로 소개되기도 한다.

"저는 학자니까 관심이 생기면 논문도 찾아보고 남들보다 조금 깊게 파보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쓸모없는 정보 같아도 나중에는 다 저에게 도움이 돼요. 괴물 이야기도 결국 백과까지 나오게 됐으니까요."

2006년 단편 '토끼의 아리아'가 MBC에서 영상화되며 곽재식은 본격적으로 소설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재미로 하던 글쓰기를 16년째 이어오며 어느새 "직업적 정체성"이 생겼다. 올해 교수로 부임해 강의와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지만 글쓰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제가 본격적으로 학문적 연구를 하기 시작한 건 이제 반년이 조금 넘었어요. 세상에 환경공학을 하는 대단한 사람이 많으니 저도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자로서는 '잘해야겠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크다면 작가로서는 '친숙하면서 꾸준히 하고 싶다'는 마음인 거죠."

작가로서 10년을 넘긴 그는 앞으로도 10년을 지금과 같이 책을 쓰고 싶다는 바람이다.

"기왕이면 나훈아 선생님처럼 20년은 더 작가로 활동하고 싶어요. 10년간 열심히 써왔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라고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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