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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그리워 72년 동안 썩지 않은 참전용사의 '군화'

등록 2022.10.05 09:03:31수정 2022.10.05 15: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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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사단 칠곡대대 장병들, 다부동 전투서 전사한 장병 유해 발굴

총탄에 맞아 움츠린 자세, 70년 넘는 세월에도 군화 형체 잘 보존돼

김재욱 군수 "얼마나 두렵고 고향이 그리웠을까. 영원히 기억하겠다"

김재욱 칠곡군수가 공개한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장병 유해와 군화 사진. (사진=칠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재욱 칠곡군수가 공개한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장병 유해와 군화 사진. (사진=칠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칠곡=뉴시스] 박홍식 기자 = "사진 속 참전용사의 육신은 백골로 변했지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인지 군화는 썩지 않고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재욱 경북 칠곡군수가 SNS에 올린 6·25 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에서 전사한 국군 장병의 유해를 담은 한 장의 사진과 글이 심금을 울리고 있다.
 
5일 칠곡군에 따르면 사진 속 장병의 유해는 총탄을 맞아 쓰려져 움츠렸던 자세 그대로 누워 백골로 변했으나 70년이 넘는 세월에도 군화는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잘 보존돼 있다.
 
1950년 칠곡군 가산면 572고지 전투에서 전사했으나 최근 육군 50사단 칠곡대대 장병들에 의해 햇빛을 보게 됐다.
 
김 군수는 "그 순간 얼마나 두렵고 고향이 그리웠을까요? 썩지 않은 군화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추모의 글을 남겼다.
 
2000년 시작된 국방부 유해 발굴사업을 통해 올해까지 전국에서 1만 3000여 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유해 가운데 10%가 칠곡군에서 발굴될 정도로 백선엽 장군의 1사단이 참전한 칠곡 다부동 전투가 치열했다.
 
올해 8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된 칠곡지역 유해 발굴에도 8구의 유해와 1000여 점의 탄약, 수류탄 등의 유품이 발굴됐다.
 
일각에서는 22년간 발굴된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것은 2%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전자 채취를 독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육군 관계자는 "호국 영령이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한 분이라도 더 신원이 확인될 수 있도록 유전자 시료 채취에 많은 관심을 갖고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욱 군수는 "군화 주인의 신원이 확인돼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서 영면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칠곡은 백선엽 장군의 마음의 고향이자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의 성지"라며 "대구지역 군부대가 칠곡군에 유치돼 72년 전 처럼 칠곡에서 호국 용사들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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