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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차' 공방…與 "문재인열차 괜찮나" vs 野 "블랙리스트"(종합)

등록 2022.10.05 15: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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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위 국감서 정부 '윤석열차 조치' 두고 공방

민주 "고교생 작품 두고 협박성 보도자료 냈다"

"만진원 겁박한 문체부…'블랙리스트' 사건 연상"

국힘 "이재명 풍자했다면?…만진원은 親민주당"

"중고생, 성인 아니기에 정치편향 안 돼" 발언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환 임종명 조성하 기자 = 여야가 국정감사 이틀째인 5일 윤석열 대통령 등을 풍자한 만화인 '윤석열차'를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에서 각각 "표절이다", "표현의 자유다"며 언쟁을 주고받은 여야는 이날 전시 주최 측에 경고를 한 문화체육관광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충돌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체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민주당은 질의 시작 전부터 포문을 열었다.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문체부가 해당 만화에 관해 낸 보도자료 2건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문체부는 전날 오전 한국만화영상진흥원(만진원)이 공모전 취지에 어긋나는 정치적 주제를 다룬 작품을 선정·전시했으므로 엄중 경고한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오후에는 만진원이 문체부의 승인사항을 위반했다며 엄격한 책임을 묻겠다는 자료를 냈다.

김 의원은 "모두 협박성 보도자료다. 웹툰 강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고등학생 작품을 두고 문체부가 긴급하게 두 차례 협박성 보도자료를 내는 작금의 현실이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다"며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건은 밀실에서 이뤄져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번에는 아예 공개적으로 예술인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소설가 이문열 작가 등 문화예술계 원로 인사들과 오찬을 갖는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하지 않았나. '정부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고. 이것이 거짓 약속이라는 건가"라며 "박보균 문체부 장관도 취임사에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고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질의가 시작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박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윤석열차' 관련 질의를 쏟아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예술인을 배제하며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던 몸통이 어떻게 됐는지 아는가"라며 "블랙리스트 사건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 정신을 유린한 것이다. 문체부는 만진원을 겁박하고 나섰다. 장관이 말한 예술적 진취와 도전정신은 대통령을 풍자한 학생의 작품에는 적용되지 않는 건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한 방송에 출연해 정치풍자와 관련해 한 발언 영상을 재생하기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당선이 되면 '대통령에 대한 정치풍자는 프로그램 제작사의 권리'라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임오경 민주당 의원도 "학생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풍자화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게 아니라 대통령 심기를 거스른 것"이라며 "대통령 심기 보좌를 위해 검열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전 정부 탄압, 언론 탄압도 부족해 문화 탄압까지 나서는 건 창작의 자유를 겁박한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를 떠올리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만진원이 지난 2020년과 지난해에도 비슷한 취지의 모집요강을 공고했으나 문체부가 문제 삼지 않았다고 했다. 임 의원은 "윤석열차가 전시되자 갑자기 문체부가 이례적 판단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닌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문체부가 윤석열차 보도자료를 몇 번 냈는가. 오전에 자료를 내고 일과 끝나고 또 냈다. 그렇게 긴급한 상황이었나"라며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가. 대한민국 문체부 장관이 고등학생의 풍자만화를 갖고 난리 치는 게 옹졸하고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쏘아붙였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도 "정치적 주제는 창작 욕구 고취에서 열외인가. 누구의 기준인가. 여기부터 코미디다"면서 "문체부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 안에서 정치적 주제를 다루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이다. 이게 바로 표현의 자유 침해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카툰의 사전적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가"라며 "주로 정치적 내용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한 컷짜리 만화다. 카툰에서 정치적 내용을 빼면 성립이 안 되는 것이다. 기후와 환경을 다뤄도 정치적 내용이 들어가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민주당의 질문 공세에 박 장관은 "(블랙리스트 사건과) 비교할 사안이 아니다. 작품을 문제 삼는 게 아닌, 공모전을 정치적으로 오염시킨 만진원에 대한 지적이다. 이 사안은 표현의 자유나 창작의 자유와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5. [email protected]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정부 사례 등을 들며 역공을 가했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외신이 보도하자 당시 민주당 대변인이 기자 이름과 개인 이력을 공개하고 비판이 거세지자 삭제했다"면서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을 한 고영주 변호사에 대해 민·형사소송까지 간 적이 있다. 과거부터 표현의 자유를 일으킨 건 문재인 정권이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또 "만약 윤석열차 얼굴을 문재인열차로 바꾸고 차장을 김정숙 여사로, 탑승자를 김정은이나 586 운동권, 시민단체로 그렸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며 "정부 차원에서 만진원 제재는 물론 고등학생을 상대로 고소하고 신상유출과 온라인상으로 집단적 린치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만진원 관계자들이 민주당과 가까운 관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황 의원은 "만진원 원장이 사실상 민주당 소속 경기도 의원을 지냈고, 민주당 20대 총선 예비후보까지 한 민주당에 가까운 인사다"고 언급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도 "윤석열차가 아닌 이재명 대표가 김혜경씨를 풍자한 만화가 응모됐으면 입선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만진원 원장이나 이사진 구성을 보면 친 민주당 일색이다. 순수만화인이 이사진에 거의 없다. 만화가 출신 중에서도 이 대표를 지지선언한 분이 들어가 있다"며 의견을 보탰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정치적 의도 등을 (선정 기준에서) 빼는 게 지극히 타당하다"며 "중고등학생은 교육적으로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편향성이나 이념적으로 지나치게 가는 게 과연 옳은가"라고 문체부의 조치를 옹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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