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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히잡 시위' 음원타고 세계로…여고생들도 저항에 동참

등록 2022.10.05 16:23:41수정 2022.10.05 16: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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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참여한 사망한 청소년 애도하며 확대

이란 축구선수, 친선경기서 시위에 연대

하지푸어 저항 음원, 이란, 워싱턴·런던까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사 아미니(22)가 종교 경찰에 구금됐다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11일 째 이어지면서 이란에서 75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인권단체가 밝혔다. 츌처: AP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사 아미니(22)가 종교 경찰에 구금됐다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11일 째 이어지면서 이란에서 75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인권단체가 밝혔다. 츌처: AP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이란의 '히잡 시위'가 정부의 억압에도 유명인의 지지에 힘입어 전국까지 확산된 것은 물론 국경까지 넘었다. 특히 시위 도중 사망한 10대 청소년을 애도하며 여고생까지 대거 동참하며 연령도 초월한 시위로 확대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란 반정부 시위 첫날 사망한 10대 청소년을 애도하며 여고생들이 대거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사망한 청소년은 17세 니카 샤카라미로 지난달 17일 사라졌으며, 샤카라미의 가족은 10일 뒤 구치소 영안실에서 시신을 발견했다고 BBC페르시안 방송을 인용해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마흐사 아미니(22)의 사망에서 촉발됐다. 아미니는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했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며 반박하고 있다.
[베른=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22세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에 항의하는 이란 여성들이 그들의 히잡을 태우고 있다. 아미니는 지난 13일 이란 테헤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16일 돌연 숨져 논란이 일고 있다. 2022.09.28.

[베른=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22세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에 항의하는 이란 여성들이 그들의 히잡을 태우고 있다. 아미니는 지난 13일 이란 테헤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16일 돌연 숨져 논란이 일고 있다. 2022.09.28.


정부의 인터넷 차단과 폭력적인 억압에도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됐는데, 이는 지난 2019년 발생한 기름값 인상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란 당국의 강경대응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시위는 계속됐다. 특히 당국이 인터넷을 차단하고 있는데도 유명인들까지 동참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앞서 유명 배우와 예술가, 스포츠 선수들도 지지를 표명했다. 특히 이란 축구 선수들은 세네갈과 친선 경기에 앞서 시위에 연대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팀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검은색 재킷을 입고 자국의 국기와 배지를 숨겼다. 이란 축구협회는 이를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상당수 시위자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모여들었다.

게다가 축구선수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지지를 표명했다. 이란의 축구선수 사르다르 아즈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악의 경우 대표팀에서 해고되겠지만 문제없다. 이란 여성들의 머리를 위해 희생하겠다"라며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렇게 쉽게 죽이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올렸다.
[이란=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이란 베이루트 시내 마르타이르 스퀘어에서 마사 아미니의 죽음에 항의 시위를 벌이는 중 쿠르드족 여성 활동가들이 아미니의 사진을 들고 있다. 2022.09.23.

[이란=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이란 베이루트 시내 마르타이르 스퀘어에서 마사 아미니의 죽음에 항의 시위를 벌이는 중 쿠르드족 여성 활동가들이 아미니의 사진을 들고 있다. 2022.09.23.


시위가 3주째 접어들면서 이란에서 인기있는 음악가 중 한 명이 부른 저항 노래가 국내외에서 울림을 전하고 있다.

하지푸어(25)는 지난주 음원을 온라인으로 발표했다. 가사는 전적으로 이란인들이 왜 시위를 하는지 온라인에 올린 메시지를 따온 것이다. 이는 온라인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났다. 이란의 여학생들이 따라 부르는 것은 물론 워싱턴과 런던 등에서도 연주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하지푸어는 노래가 발매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달 29일 체포됐다. 하지만 이 노래는 이미 유튜브에서 계속 공유되고 있다. 

BBC특파원 바만 칼바시는 "이란인들이 수십년 동안 느꼈던 깊은 슬픔과 고통이 아미니의 비극으로 절정에 달했다"는 예술가 셰르빈 하지푸르의 말을 전했다.

한편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번 시위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음모라는 입장이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3일 군 행사 연설에서 "이번 폭동은 계획된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위를 계획했다. 이번 시위가 이란을 불안정하게 만드려는 외국의 음모"라고 말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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