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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진압에 혁명수비대 투입…美, 엠블럼 빼며 비난

등록 2022.11.28 14: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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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미, 자헤단에 "폭동현장 묘지로 만들 것" 위협

美, 월드컵 SNS서 이란 엠블럼 제거…"시위 지지"

[테헤란=AP/뉴시스]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IRCG) 총사령관이 2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종교 경찰에 구금됐던 마흐사 아미니(22)의 죽음을 규탄하는 반정부 집회에 참석했다. 2022.11.28

[테헤란=AP/뉴시스]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IRCG) 총사령관이 2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종교 경찰에 구금됐던 마흐사 아미니(22)의 죽음을 규탄하는 반정부 집회에 참석했다. 2022.11.28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이란에서 3개월 째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예군인 혁명수비대가 동부에서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있다. 이처럼 무력 진압 수위를 높여가자 미국이 소셜미디어(SNS)상에 올린 월드컵 게시물에서 이란 엠블럼을 빼는 방식으로 이란 정부를 탄압을 비난하는 동시에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관영 파르스통신을 인용해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IRCG) 총사령관은 시스탄오발루체스탄주의 주도 자헤단을 방문해 외국세력에게 조작당하고 있다는 시위자들은 더 많이 단속할 것이라며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살라미는 "우리는 이 거대한 폭동 현장을 미국과 이스라엘, 그 동맹국들의 묘지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이란 관리들은 대학으로 이동했고, 시위를 중단한다고 약속한 시위자들을 사면했다. 살라미는 사면에 대해선 언급하진 않았지만 화해조의 말을 했다. 그는 "(외국에) 속은 사람들은 국가의 무릎 아래로 돌아가 국민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의 수니파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시스탄오발루체스탄주는 이란에서 가난한 지방 중 하나다. 앞서 이곳에 위치한 도시 자헤단에서 시위운동을 진압하던 중 대규모 인원이 사망한 바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지난 9월30일 보안군의 진압으로 82명이 사망했다. 시위자들을 이 날을 '피의 금요일'이라 부른다.

당국의 반정부 시위 탄압이 계속되자 해외에서는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카타르 월드컵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게시된 이란 국기에서 엠블럼을 삭제했다.

미국 측은 "이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기본적인 인권을 위해 싸우는 이란 여성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AP/뉴시스]미국 축구연맹이 소셜미디어(SNS)에 이란 국기에 이슬람 공화국의 엠블럼을 없애고 공개했다. 미국 축구연맹은 27일 성명에서 "기본적인 인권을 위해 싸우는 이란 여성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2022.11.28

[서울=AP/뉴시스]미국 축구연맹이 소셜미디어(SNS)에 이란 국기에 이슬람 공화국의 엠블럼을 없애고 공개했다. 미국 축구연맹은 27일 성명에서 "기본적인 인권을 위해 싸우는 이란 여성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2022.11.28


이에 이란 축구연맹은 이를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에 항의했다. 이란 국영통신 IRNA는 "미 축구연맹 인스타그램 페이지가 이란 국기의 알라 기호를 제거했다"며 "이란 축구연맹은 피파가 미국 축구연맹에 경고를 내릴 것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결국 미 피파 대변인은 "해당 게시물을 원래의 것으로 교체했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이란 여성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란은 다른 외국의 적대국들이 시위를 선동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양국은 1980년 외교를 단절한 바 있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마흐사 아미니(22)가 지난 9월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하면서 촉발됐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고 반박했다. 3개월 째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무력 진압의 수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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