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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빨간불 속 돋보이는 DL그룹 위기관리능력

등록 2022.11.29 1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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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튼, 본격 성장세로 실적 기여

DL이앤씨, PF 부실 우려 비껴가

[서울=뉴시스] 프랑스 베흐(Berre) 지역에 위치한 크레이튼의 스페셜티 폴리머 생산 공장. (사진=DL그룹 제공)

[서울=뉴시스] 프랑스 베흐(Berre) 지역에 위치한 크레이튼의 스페셜티 폴리머 생산 공장. (사진=DL그룹 제공)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최근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한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지면서 국내 기업들을 향한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라는 3중고가 더욱 심화하는 가운데 기업 경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자 주요 기업들도 실적 하락은 물론 유동성 확보에 차질을 빚으며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DL그룹의 경우 수익성 기반의 보수적인 사업 추진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크레이튼 인수…이익 차별화 실현

DL㈜는 지난달 28일 잠정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4898억원, 영업이익 1696억원이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127%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출은 2022년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25% 늘어난 3조8427억원을 달성했다. 크레이튼 인수 완료(3월15일) 이전의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누적 매출은 4조원을 상회한다.

이 같은 매출액 증가는 지난 3월 최종적으로 인수를 완료한 크레이튼의 연결 편입과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제품의 매출액 상승 효과 덕분이다. 영업이익도 친환경 합성고무와 점접착제 등 스페셜티 사업이 크레이튼 인수 효과와 함께 코로나 이후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전년 동기 대비 퀀텀 점프에 성공했다.

증권투자업계에서는 DL㈜의 크레이튼 인수를 '신의 한수'로 평가하고 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쟁사보다 발빠르게 움직여 인수한 크레이튼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개선되면서 DL㈜의 핵심 자회사로 등극, 회사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앞서 인수한 카리플렉스의 성과 개선, DL에너지의 미국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본격 가동, 글래드 호텔의 성수기 효과 등까지 더해지며 최근 주요 기업들의 부진 속에서도 DL㈜의 실적 상승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KB증권 전우제 연구원은 "DL㈜은  NCC 부문인 DL케미칼의 감익에도 전 사업부문에서 증익이 이뤄지며 실적 개선을 이뤘다"며 "올 4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DL㈜는 에너지 강세 시기에 크레이튼 효과로 화학 섹터 내 실적 차별화가 지속적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DL이앤씨, PF 부실 우려 없는 재무안정성

건설사업을 맡고 있는 DL이앤씨는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심화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속에서도 재무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은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21개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18조4000억원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분석대상에서 DL이앤씨는 제외됐다. 한기평은 "DL이앤씨는 리스크가 높지 않은 정비사업을 빼면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프로젝트가 사실상 없어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PF는 시장 침체로 사업비 조달에 어려움이 생길 경우 시행사뿐 아니라 신용보강을 제공한 건설사도 피해를 볼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PF 우발채무가 사실상 없는 DL이앤씨의 경우 충분한 재무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어 이번 레고랜드발(發) PF 부실 우려 사태를 완전히 비껴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대형 건설사 가운데는 유일하게 미분양, 미착공 등과 같은 사업 리스크에 따른 재무적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DL이앤씨는 3분기 말 연결 부채비율 89%, 순현금 1조2551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와 환율이 치솟는 위기 상황에서도 풍부한 현금 및 외화 자산을 바탕으로 오히려 외환 및 이자수지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종속법인을 제외한 별도기준 영업이익률도 8.2%를 기록하며 뛰어난 원가관리 역량을 이어가고 있다. 수주잔고 역시 3분기 말 기준 지난해 연말 대비 11.3% 증가한 27조711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 배세호 연구원은 "부동산 PF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DL이앤씨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재무안정성을 보유한 만큼, 현재 불확실한 부동산 시장에서 DL이앤씨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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