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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년차 찐빵 사장님 "사별 슬픔 임영웅 노래로 극복"

등록 2022.12.03 0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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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동네 한 바퀴' 197회. 2022.12.01. (사진=KBS 1TV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동네 한 바퀴' 197회. 2022.12.01. (사진=KBS 1TV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장인영 인턴 기자 = 풍요로운 먹거리만큼 사람들의 정 또한 풍족한 동네, 광주광역시로 '한 바퀴' 떠난다.

오는 3일 오후 7시10분 방송하는 KBS 1TV 시사·교양물 '동네 한 바퀴'에서는 '미향의 도시' 광주광역시의 매력을 파헤친다.

먼저, 광주 구도심을 대표하는 번화가 충장로로 향한다. 예부터 충장로는 도매상과 같은 상업이 중심이었던 곳으로, 아직까지도 문화생활의 중점이 되는 대표적인 상권이다. 충장로의 오래된 가게들을 둘러보던 이만기는 1981년부터 영업해온 마크사를 발견한다. 45년 재봉 장인인 사장님의 실력은 도안 없이 즉석에서 자수를 놓을 정도. 사장님은 이만기에게 '동네지기 이만기'라는 맞춤 명찰을 선물한다.

이어 광주 서부에 위치한 광산구 신가동 주택가를 거닐던 이만기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가게를 발견한다. 겨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바로 찐빵이다. 찐빵과 함께한 세월만 57년이라는 이주행 사장은 매일 새벽마다 손수 반죽과 팥소를 만든다. 평생 함께 찐빵집을 해 온 아내가 5년 전, 폐암으로 떠난 후 한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가게의 쪽방에서 지낼 정도로 우울증을 앓았다고.

그런 그를 위로해준 건 가수 임영웅의 노래였다.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임영웅이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들은 그는 노래 가사가 본인이 아내의 식은 손을 잡고 한 말과 같다는 걸 알게 됐고, 이후 임영웅의 노래를 들으며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 그는 매일 아내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미안함으로 찐빵을 빚는다.

한편, 이만기는 109년의 역사를 지닌 시장이 있다는 소식에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지하철역 출구에서 나와 걷다 보면 1913 송정역 시장을 만날 수 있다. 대형마트가 유입되면서 점차 쇠락의 길을 걷던 송정역시장은 7년 전 청년 상인들이 유입되며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고.

동구 산수동에도 가본다. 길을 걷던 이만기는 빛바랜 간판이 인상적인 오래된 두유집에 다다른다. 1970년부터 지금의 자리에서 시작해 단 하루도 문을 닫은 적이 없다는 부부. 아내는 50년 전 남편이 사기를 당해 생긴 화병으로 인해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던 중, 콩을 갈아 따뜻하게 데운 두유를 먹기 시작했다. 헛걸음하는 손님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 매일 같이 문을 열었고, 그 세월의 무게는 어머니의 굽은 허리에서 엿볼 수 있었다. 지나온 52년의 세월을 증명하듯 남아있는 방명록은 이 집을 다녀간 손님들의 흔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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