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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환경보호청장 "정의의 투어"...W버지니아주 등 수질조사

등록 2022.12.07 1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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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최초의 흑인 레건 EPA청 장 취약지구 순방 동반기

취수원 강물의 생활하수 오염 " 용납할 수 없어"

[ 잭슨( 미 미시시피주)= AP/뉴시스]미국 미시시피주에서 '정의의 투어' 일환으로 지난 달 15일 커티스 정수회사 공장을 돌아보고 있는 마이클 레건 미 환경보호청장. 미 연방정부는 흑인 원주민등 소수자 지역의 식수 오염과 물관리 실태조사를 위해 레건 청장의 순방을 지원하고 있다.

[ 잭슨( 미 미시시피주)= AP/뉴시스]미국 미시시피주에서 '정의의 투어' 일환으로 지난 달 15일 커티스 정수회사 공장을 돌아보고 있는 마이클 레건 미 환경보호청장.  미 연방정부는 흑인 원주민등 소수자 지역의 식수 오염과 물관리 실태조사를 위해 레건 청장의 순방을 지원하고 있다. 

[웰치 (미 웨스트버지니아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 웨스트 버지니아주 웰치에 사는 주민 소니 바튼(64)은 6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환경보호청장의 방문에 그 동안 제대로 깨끗한 식수를 먹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에 대해서 할 말을 쏟아냈다.

이 곳 주민들이 길어다가  목욕과 요리, 화장실 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강물은 플래스틱 병들을 비롯한 각종 쓰레기가 떠다니고 오염이 심해 오래 전부터 식수로 사용하기를 꺼려왔던 물이다. 

지난 달 실시한 수질 검사에서도 이 물은 대장균을 비롯한 각종 세균이 검출되었다.

하지만 바튼 처럼 가장 가까운 수도전이 4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사는 가정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이 40년 넘게 이 강물을 사용해왔다고 한다.
 
마이클 레건 연방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이곳과 석탄산지 등을 돌아보는 '정의 투어' (justice tour)를 지난 해 시작했다.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오지의 마을들을 돌아보고 이번 겨울에는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텍사스도 방문한다.

레건 청장은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주민들과 함께 앉아서 오염된 취수원으로 건강의 이상과 불쾌한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미 환경보호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수장인 레건청장은 이 번 투어가 역사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저소득층과 유색인종, 미 원주민 지역들을 돌아보며 실태를 알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랫 동안 그러려고 노력했지만 직접 이렇게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하기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평생 산에서 흘러내리는 냇물과 탄광 갱도에서 나오는 물을 사용하며 살았다는 프리미어의 주민인  77세의 로저 러니언 할머니는 광산노동자로 석탄 운반차를 몰던 남편이 암으로 1년 전 사망했다며 이웃 주민 여러 명도 같은 병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5병 2어(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 푸드 뱅크를 돌아본 레건은 이 곳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원하는 품목이 식품이 아니라 물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에 따라 공기 중에서 증류수를 뽑아내는 태양열 수소 증류 장치를 3년전부터 공급받아 물을 먹고 있다고 했다.

이런 장비는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비영리 지역단체 '딕 딥'(DigDeep) 소속의 아팔라치아 워터 프로젝트가  맥다월 부근 여러 카운티의 먹는 물 수질의 차이를 좁혀주기 위해 보급한 것이다.

푸드 뱅크 운영자 린다 매키니는 주민들의 집에 그런 패널의 설치를 확대하고 싶지만 연방정부의 지지를 얻는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공적 기관의 규정대로 정해진 범위 밖의 사업에는 자금을 제공하기 어려운 제약들 때문이라고 했다.

레건 청장은 맥다월 공공 서비스 회사의  정수 공장 등 많은 시설들을 돌아보며 지금까지 석탄 산지에서 400여가구에 깨끗하고 위생적인 식수를 공급해온 업적을 치하하고 시설과 급수망을 확대해 주기로 약속했다.

지난 해 키스톤의 작은 흑인 마을에서 수 십년간 강물을 끓여 먹던 주민들에게 탄광회사가 새로운 상수도 시설을 해 준 적도 있지만 그 회사가 떠나간 뒤엔 수도 시설이 그대로 방치되어 폐쇄된 경우처럼 연방 정부의 손길이 시급히 필요한 곳도 많다고 그는 말했다. 

평생 더러운 물을 길어다 먹으며 고통받다가 난 생 처음 집안의 수도관에서 맑은 수돗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프리미어 마을의  흑인 노인들의 모습은 미국 곳곳에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정의롭지 못한 차별과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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