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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스프레드 꺾였다...채권시장 온기?

등록 2022.12.09 14: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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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스프레드 173.6bp…4거래일 연속 축소

한전채 2년물 4.6%에 발행…안정

CP 금리 5.54%…6거래일 연속 상승세 멈춰

한은 "단기 채권 시장 여전히 어려워"

RP 매입 연말까지 6조원 보다 확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창용(왼쪽 두번째) 한국은행 총재 등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2022.09.0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창용(왼쪽 두번째) 한국은행 총재 등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2022.09.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을 보여주는 신용스프레드가 39거래일 만에 꺾이는 등 축소되고 있다. 자금시장의 '블랙홀'로 지목된 한국전력공사채의 발행금리도 4% 초반대로 내려왔고, 연고점을 경신해 왔던 기업어음(CP) 금리도 6거래일 연속 같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색된 단기 자금시장이 한숨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을 보여주는 신용스프레드가 개선되고 있다. 전날인 8일 우량등급 회사채(AA-등급) 3년물 금리가 연 5.412%를 기록하면서 국고채 3년물(3.676%)과 회사채 3년물 간 차이인 '신용스프레드'가 173.6bp(1bp=0.01%포인트)로 7일(173.9bp) 보다 축소됐다. 4거래일 연속 축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1일 177.2bp까지 올라가면서 2009년 4월 27일(177bp)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은 바 있다. 지난 10월 11일 이후 37거래일 동안 확대돼 온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2일 177bp로 38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꺾였다. 
 
신용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회사채 사이 금리 격차로 이 수치가 커지면 시장이 회사채 투자 위험을 높게 본다는 것을 뜻한다. 이 격차가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6% 목전까지 치솟았던 한국전력공사채 발행 금리도 5%대 아래로 내려가는 등 단기 자금시장이 한숨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8일 실시된 한국전력공사채(한전채) 발행 입찰에서 2년물과 3년물이 각각 4.6%, 4.65%에 낙찰돼 각각 3400억원, 800억원 어치 발행됐다. 6% 목전까지 급등했던 한전채 금리는 이달 5일 지난 9월 이후 3개월 만에 4%대로 내려섰다.

지난달 30일 발행된 한전채 2~3년물 금리가 각각 5.2%, 5.25% 였던 것과 비교해 큰 폭 낮아진 수준이다. 한전채 금리는 지난달 8일 2~3년물이 각각 5.99%에 발행돼 6%를 돌파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었다. 6% 돌파를 목전에 두고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전채 금리는 올 초만 해도 3년물(1월) 금리가 2.33%,  2년물(3월) 금리가 2.73%로 2%대에 불과했다.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올해 6월 2년물과 3년물이 각각 4.08%, 4.35%로 4%를 넘어서더니 고공행진을 지속해 왔다.

또 지난 2일 진행된 한국가스공사 2년물, 3년물도 각각 4.607%, 4.629%에 발행되는 등 주요 공사채들의 발행이 순조롭게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26일 4.548%까지 치솟았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  3.672%에 마감했다. 전거래일 보다 소폭 오른 것이기는 하지만 두 달 여 만에 0.9%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이다.

단기자금시장의 '바로미터'인 91일 만기 CP금리도 8일까지 5거래일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P 91일물 금리는 전날 전거래일과 같은 수준인 5.54%에 마감했다. CP금리는 지난 9월 22일부터 48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AAA급 3년 공사채와 스프레드가 국고채 대비 120bp 가까이 확대되면서 금리 매력이 높아지며 기관들의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고있다"며 "가장 우려 대상이었던 CP시장도 5.54%(91일물)에서 고점을 형성하며 상승 폭을 줄여가고 있지만, 연말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수요 회복이 전체 회사채 시장으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고채 금리가 가파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레벨 부담을 형성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우량등급 회사체에 대한 투자 매력도 부각될 수 있어 우량등급 위주로 신용 스프레드가 안정화 움직임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전의 만성적자 구조상 금리 안정을 위해서는 한은의 긴축속도 조절이 필수적인데 한은의 최종금리 수준이 3.5%로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전채 금리 안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발행시장 측면에서도 채권시장에 우호적이다. 채권 시장에서는 내년 국고채 순증액이 올해 대비 43조3000억원 축소된 61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2월 국고채 발행 예정액은 3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고채 만기도래 규모는 13조5000억원이다. 특히 12 월은 비경쟁인수가 없어 순상환 규모가 약 9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만기가 몰려 있었던 6월을 제외하고 순상환 규모로는 3년 래 최고치다. 기재부의 국고채 발행 축소 의지가 현실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12 월 중 국고채 바이백(조기상환)도 예고된 바 있어, 실제 국고채 순상환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현재 국고채 금리가 단기간 내 급락하며 레벨 부담이 형성돼 있는 점은 사실이나, 뚜렷한 약세 재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공급 여건이 우호적으로 형성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내년 국고채 순증액이 올해보다 43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적어도 국고채 공급 측면에서는 우호적인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연말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 등으로 자급수급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상환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증권사 CP(15조7000억원) 및 PF-ABCP(17조2000억 원) 등 32조9000억원의 만기도래가 예정돼 있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전날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발표 직후 "단기금융 시장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단기채권 시장 부문에서 어려움이 있고 연말에는 북클로징 등을 앞두고 금융권 간 자금 이동이 확대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단기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RP 매입을 연말까지 당초 예정액 6조원 보다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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