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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신냉전 속 '핵무력 유지·제한적 대미 협상' 추구…"독자성 유지"

등록 2022.12.09 16:47:32수정 2022.12.09 16: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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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 "김일성 시기 자주 노선 담론 자주 등장"

9차 당대회 2025년까지 미·중 갈등 최대한 활용…'시계추 외교' 구사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일 공개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0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정치국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2.01.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일 공개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0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정치국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2.01.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이 일정한 핵무력을 유지하면서 생존 혹은 최소한의 경제 개선을 위한 제한적 협상을 추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9일 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는 외교안보연구소가 내놓은 '최근 북한의 중장기 국가비전 언급: 대외·경제정책과의 연관성' 보고서에서 "2021년 이후 북한이 언급하고 있는 체제 중장기 비전의 맥락은 2018년 협상 국면 당시 암묵적으로 제시했던 것과 대척점에 서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2018년의 담론이 핵 협상을 통해 제재 등의 여건이 일부나마 개선된 이후를 전제하고 있었다면, 최근의 경우는 대외·군사·경제의 각 분야에서 김일성 시기 담론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며 강대강으로 맞서는 전략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최근 수년 사이의 국제정세 흐름은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표되는 올해 정세 급변과 관련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다만 황 교수는 김정은 체제에서는 '신냉전 담론'이 북·중·러 블록에 대한 무조건적 경사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담론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중국이 대러 지원에 일부 유보적 태도를 보이는 등 정세의 복잡성이 확인된 올해 봄부터 김일성 시기의 '사회주의 블록 안에서의 자주' 노선을 소환하는 담론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에서의 자주'를 강조하는 이러한 메시지는 이른바 신냉전 블록화가 재구성되는 경우에도 정책적 독자성을 유지하겠다는 기본 원칙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대내적 선언으로 해석된다"며 "달리 말해 북·중·러 블록화에 대한 과도한 무게 싣기가 특정국가에 대한 일방적 종속이나 선택지의 제약으로 귀결되는 상황을 경계하는 북한 특유의 사고방식이 작동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중·러 블록화가 현재보다 한층 가시적으로 굳어지는 상황이 오는 경우에도 북한이 대미 협상이라는 카드를 완전히 폐기하거나 선택지에서 아예 제외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교수는 "전체적으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보다는 중·러와 미·중 사이에서 이중의 시계추 외교를 구사할 것"이라며 "일정한 핵무력을 유지하되, 생존 혹은 최소한의 경제 개선을 위한 여건으로 제재의 부분적 완화나 미국과의 제한적 협상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중기 담론에서의 확신을 감안하면 최소한 9차 당대회가 예정돼 있는 2025년까지는 현재의 국내외 여건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에는 주요국 사이의 전략 경쟁과 대립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기조 위에서 강경한 과거회귀 성향의 대외·경제 정책을 유지해 나가려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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