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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자국 최대 독립언론 '메두자' 불법화…"우크라전 담론 통제"

등록 2023.01.27 16:30:03수정 2023.01.27 16: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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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검찰 "메두자, 헌법질서·국가안보 근간 위협"

메두자 자국 내 활동 금지, 단체 가담시 징역형


[서울=뉴시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언론 '메두자'(Meduza) 웹사이트 캡처. 2023.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언론 '메두자'(Meduza) 웹사이트 캡처. 2023.0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러시아가 자국 내 최대 독립언론인 '메두자'(Meduza)를 '불온단체'(undesirable organisation)로 분류했다. 당국의 간섭을 받지 않고 우크라전에 대해 비판적 보도를 이어가던 매체를 불법조직으로 규정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검찰은 "(메두자가) 러시아 연방의 헌법 질서와 국가 안보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고 불온단체로 지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메두자의 자국 내 활동은 금지된다. 아울러 메두자 소속 기자와 취재에 협력한 취재원, 후원자는 벌금 혹은 형사 기소될 수 있으며, 뉴스 링크를 공유하는 사람도 최대 6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러시아 정부는 헌법 질서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국제비정부조직에 '불온단체'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검찰에 부여했다. '불온단체'로 규정된 조직에 가담하거나 협력한 이들은 중범죄로 기소될 수 있다.

러시아 정부의 이번 조치는 우크라전에 대한 러시아 대중의 접근을 제한해 담론을 통제하려는 의도라고 FT는 분석했다. 

메두자 기자들은 이에 공개서한을 내 "뉴스를 보도하기 위해 소식통과 대화해야 하는 언론인에게 심각한 제한 사항"이라면서도 제재에도 불구, 계속 일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메두자는 "새로운 지위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며 "독자와 수년간 메두자와 협력한 이들이 두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하는 일과 언론 자유, 민주적인 러시아를 믿는다"며 "압력이 강할수록 우리는 더 강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독립 매체 언론인들은 이날 러시아의 결정이 가장 중요한 언론 매체를 침묵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지난 2021년 '불온단체'에 추가된 탐사보도 전문 매체 '프로엑트'(Proekt)는 이번 결정이 당국이 메두자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로엑트는 "(불온단체라는) 지위는 러시아 당국이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며, 이는 메두자의 기자들이 진정 자신의 일을 잘 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지난 2021년 메두자를 '외국 에이전트'로 규정했다. 이 조치는 사실상 지역 광고주를 빼앗아 기존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없게 했고, 국제적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도록 했다.

이반 콜파코프 메두자 편집자는 직원들이 모두 지난해 3월 러시아를 떠났고, 전쟁 보도를 지속하기 위해 대규모 프리랜서 네트워크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조지아 등 멀리 떨어진 국가에서 보도를 이어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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