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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물가에 일본 금리 인상?....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등록 2023.01.31 05:00:00수정 2023.02.06 09: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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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도쿄 소비자물가 4.3%…41년8개월래 최고

일본, YCC 정책 폐기 가능성 커져

한은 "엔화 강세, 원화 강세 작용…제한적일 듯"

한은 "일본계 자금유출 발생 가능성 낮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외환업무부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미국 금리인상 속도 조절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감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01.0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외환업무부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미국 금리인상 속도 조절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감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0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일본 도쿄 소비자물가가 1월 4%대로 41년 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일본계 자금의 해외투자자금 청산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이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본발(發) 충격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우리나라도 외국인 자금의 유출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국제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1월 일본 도쿄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일본은행이 올해 상반기 내 금융완화 정책을 조정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도쿄 소비자물가는 일본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꼽힌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으로 도쿄도 내 23구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 상승했다. 이는 1981년 5월(4.3%) 이후 4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 달 전(3.9%) 보다도 0.4%포인트 올랐다.

10년 동안 일본은행을 이끌었던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의 임기도 오는 4월 8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로다 총재가 퇴임을 앞두고 현재 0.5%로 고정된 국채 10년물 금리 상단을 높이거나 수익률곡선제어(YCC)을 폐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번 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단기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YCC 정책도 기존대로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회의에서는 10년물 국채 금리 상단을 기존 0.25%에서 0.5%로 확대한 바 있다.   

일본은행은 오는 3월 9~10일과 4월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일본이 장기금리를 올리거나 YCC를 폐기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저금리에 해외로 투자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을 청산을 통해 엔화 강세와 글로벌 장기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일간 금리차가 축소되면 글로벌 채권시장의 주요 투자자인 일본계 자금의 본국 환류가 증가하면서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YCC 정책 추가 변경 기대와 함께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를 포함한 엔화 매도  포지션의 청산이 가시화 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정책 변경이 이뤄지더라도 급격한 긴축 전환이나 양적 및 질적완화(QQE) 정책 포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환율과 자본유출입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 강세는 글로벌 달러화 약세 흐름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원화도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 한은은 그러나 과거 경험을 살펴보면 일본의 정책 변경과 같은 요인이 원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2013년 일본이 양적, 질적완화 정책 도입 당시에 엔화는 약세를 보였지만 원화는 강세를 보인 바 있다"며 "2000년대 이후 엔화와 원화는 미국의 경기, 통화정책 등 공통요인의 영향이 큰 시기에는 서로 동조화되는 반면 각국 특이요인의 영향이나 안전자산 선호가 강한 시기에는 비동조화 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자본유출입의 경우에도 우리나라는 일본계 자금 유입 규모와 엔화 자금 거래 규모가 크지 않아 일본계 자금의 본국 환류 등의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과 채권 은행, 연기금 등에 투자한 자금은 3조 달러가 넘는데 절반 가량이 미국에 투자돼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일본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도입한 이후 일본계 외은지점의 대외차입이 완만하게 축소돼 온 점을 감안할 때 YCC정책이 변경되더라도 일본계 외은지점의 급격한 자금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일본발 충격으로 국제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게 되면 우리나라도 외국인자금의 유출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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