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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동결됐지만, 용량 줄었네" 식품·외식 '슈링크플레이션' 확산

등록 2023.02.02 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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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가격 인상 대신 용량 줄인 제과업계…반찬 교체 및 개수 조정한 외식업계

"소비자 기만 행위로 볼 수 있어" vs "가격 인상 보다는 낫다" 찬반 의견 팽팽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민 밥상 물가가 비상이 걸린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2022.09.18.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민 밥상 물가가 비상이 걸린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2022.09.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식품·외식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하고 있다. 업계에선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줄였다고 항변한다. 이마저도 미봉책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많은 소비자들은 슈링프플에이션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라고 비판한다. 다만 일부에선 한번 오른 가격이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할 때 중량을 조절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악화한 경영 환경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해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 제품 가격 인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2.50(2020년=100)으로 2020년 대비 5.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외식 업계도 가격 인상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배달비 등 각종 제반 비용이 오르자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지난해 외식 물가 상승률은 7.7%로 1992년 이후 30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중량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 식품기업도 있다. 제과업계가 대표적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10월 핫브레이크 제품 중량을 기존 50g에서 45g으로 낮추는 대신 가격은 1000원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농심은 양파링, 오징어집의 중량을 낮추고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 롯데제과는 카스타드 대용량 제품을 12개에서 10개로 줄이는 대신 가격 동결을 택했고 꼬깔콘도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유지했다.

비단 식품 업계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외식업체의 경우 지난해부터 치솟는 원부자재 가격을 고려해 다양한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 제공하던 반찬을 보다 저렴한 식재료를 이용한 반찬으로 교체하거나 제공하는 반찬수를 줄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고기류를 판매하는 식당에서는 가격 인상 대신 제공하는 고기 중량을 줄이기도 한다.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을 택한 식품·외식업체들은 어려워진 영업 환경 속에서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많은 것도 이 같은 선택을 종용한다고 부연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이다.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기업이 일방적으로 용량을 줄이는 경우가 많아 기만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다수 나온다.

반대 의견을 보이는 네티즌의 경우 "가격은 한번 인상하면 인하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중량을 줄이거나 제공하는 반찬 등에 변화를 주면서 가격을 동결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착한 가격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내놨다.

일각에선 슈링크플레이션 전략 대신 대신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가격 조정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은 임시방편일 뿐 원부자재 상승시기에 수익 방어를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통 채널별 판매 가격에 차등을 두거나 용량을 줄이는 방식보다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방안으로 원부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가격 정책의 유동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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