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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더 나쁘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어닝쇼크'

등록 2023.02.01 15:41:32수정 2023.02.01 15: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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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4분기 1.7조 손실…10년만 적자 전환

삼성 반도체, 영업익 97% 급감…1분기 적자 전망

"1분기 적자폭 커진다…하반기 회복 기대"

"예상보다 더 나쁘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어닝쇼크'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메모리 반도체의 불황으로 한국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어닝 쇼크(실적악화)'를 기록했다. 양사 모두 시장 예상치보다 더 나쁜 성적표를 받았는데 올 1분기에는 더 심각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지난해 4분기 1.7조 적자

SK하이닉스는 1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 44조6481억원, 영업이익 7조66억원, 순이익 2조43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3.5%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조6986억원, 영업손실은 1조7012억원으로 10년 만에 분기 단위 영업적자를 보였다. 영업손실폭은 시장 예상치 1조원 초반대보다 더 컸다.

특히 낸드 사업과 관련한 키옥시아, 솔리다임 등에 대한 1회성 비경상 비용이 발생하는 등 영업외 손실이 2조5230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키옥시아의 경우 가치 평가 결과 4분기 약 6000억원 손실이 발생한 것을 반영했으며 기타 낸드 시황 악화에 따른 솔리다임 사업 손실과 무형자산 손상액이 포함된 내역"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낸드 관련 무형자산 손실은 1조55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누적된 재고 부담은 사상 최대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현재 반도체 업계 전반의 재고는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올해 투자 규모는 2022년 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일 방침이다. 단 DDR5·LPDDR5, HBM3 등 주력 제품 양산과 미래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한다. 추가 감축도 없다고 공언했다.

김우현 부사장(CFO)은 "당사가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시장 반등시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업계 감산 영향이 1분기부터 가시화되고 투자 축소로 향후 공급 여력 또한 줄어들게 되면 올 하반기 재고 정상화가 이뤄지고 내년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업턴(상승 국면)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 적자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NH투자증권은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유지되며 실적 부진은 1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영업손실 2조9500억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적 반등은 올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중국 리오프닝, 안드로이드 AP 성능 향상, 메모리 단기 인하로 인한 스마트폰 기기당 콘텐츠 증가가 수요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데이터센터 피크 가동률 증가로 인한 투자 수요 회복은 3분기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에 1조701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한 영향으로 이 업체의 분기 영업적자는 10년 만이다. 사진은 1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3.02.01. jtk@newsis.com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에 1조701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한 영향으로 이 업체의 분기 영업적자는 10년 만이다. 사진은 1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3.02.01. [email protected]


삼성 반도체, 4분기 적자 겨우 면해…1분기 적자 전망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300조원을 돌파했지만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매출 70조4646억원, 영업이익 4조3061억원의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76조5655억원 대비 8%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4분기 13조8668억원보다 69% 줄었다. 4분기 영업이익률도 6.1%로 전년 같은 기간 18.1% 대비 둔화됐다.

특히 주력 사업인 DS(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로 4분기 2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96.9% 줄며, 적자만 겨우 면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이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가 마지막이다.

4분기 반도체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20조7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스템LSI 포함) 부문은 4분기 7조9300억원의 매출로,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역시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반도체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단기적 시황 약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에 수요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봤다.

반도체 사업 실적 악화에도 인위적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기존 기조를 재확인했다. 단 설비 재배치 등으로 '자연적 감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시황 약세가 당장의 실적에는 우호적이지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올해 (반도체) 캐펙스(CAPEX·설비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메모리 생산과 관련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 등을 추진한다"며 "단기 구간에 의미 있는 규모의 비트 그로스(메모리 생산량 증가율)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결국 영업적자를 낼 것이라고 본다.

유안타증권은 "IT 시장의 전반적인 재고 조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일 것이며 파운드리 가동률은 전분기 대비 낮아질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예상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메모리 부문 적자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다. 신영증권은 "생산라인 유지 보수 강화와 라인 재배치 등 강도 높은 자연 감산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반기부터 업황 개선 및 분기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삼성전자가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3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삼성전자에 따르면 31일 연결 기준으로 2022년 4분기 매출은 전년 76조5655억원 대비 8%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4분기 13조8668억원보다 69% 줄었다. 올 1분기 역시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반도체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에나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23.01.3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삼성전자가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3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삼성전자에 따르면 31일 연결 기준으로 2022년 4분기 매출은 전년 76조5655억원 대비 8%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4분기 13조8668억원보다 69% 줄었다. 올 1분기 역시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반도체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에나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23.01.31. [email protected]


1월 반도체 수출 44% 급감…"올해 7% 역성장" 전망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4.5% 급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액은 수출 비중이 큰 D램·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제품 가격이 수요 약세, 재고 누적 등의 영향으로 급락했다.

특히 반도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46.6% 감소했다. 지난해 9월까지 16개월 연속 40억 달러(약 5조원)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10월 큰 감소폭을 보인 이후 4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올해 반도체 산업 매출이 전년 대비 7%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세미콘코리아 2023'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반도체 산업 매출은 관련 시장조사기관 평균 전년 대비 7% 감소하며 5500억 달러를 밑돌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메모리 산업의 경우 올해 D램과 낸드 플래시 분야 반도체 장비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5%, 36%씩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상대적으로 견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파운드리(위탁생산) 산업도 전년 대비 9%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협회는 그러나 반도체 시장이 2030년 1조 달러(약 1231조원)까지 장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낸드 분야 장비 매출도 내년에 각각 30%, 27%씩 큰 폭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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