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힌덴버그 저격에 주가 폭락…아다니 그룹, 3조 유증 계획 철회

등록 2023.02.02 16:11:5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힌덴버그 보고서 발표 이후 계열사 시총 860억달러 증발

공모가 아래로 주가 폭락하면서 투자자 손실 예상에 철회

[간디나가르(인도)=AP/뉴시스] 인도의 부호 가우탐 아다니 회장. 2011.01. 12.

[간디나가르(인도)=AP/뉴시스] 인도의 부호 가우탐 아다니 회장. 2011.01. 12.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인도 아다니 그룹이 25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 공매도 투자기관 힌덴버그리서치가 부정 회계 의혹을 제기한 이후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CNBC 등에 따르면 아다니 그룹 주력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공시를 통해 25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다니 그룹을 이끄는 세계적 부호 가우탐 아다니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시장은 전례 없는 모습이었고 회사의 주가는 하루 내내 요동쳤다"라며 "이런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이사회는 증자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이 기존 사업과 미래 계획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되면 자본시장 전략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아다니 엔터프라이즈가 추진하던 유상증자 계획은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로 무난한 성공이 예상됐다. 그러나 공모를 앞두고 힌덴버그가 아다니 그룹을 겨냥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아다니 회장이 회계 부정을 저지르고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자금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힌덴버그는 보고서에서 "수십 년에 걸친 대담한 주식 조작과 회계 부정을 계획해왔다"며 아다니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앞으로 85%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아다니 그룹 계열사 주식에 공매도를 걸었다.

아다니 그룹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회사는 "보고서 발간 시점이 다가오는 후속 공모를 방해하고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아다니 그룹의 명성을 훼손하려는 뻔뻔하고 악의적인 의도가 담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달 24일 보고서 발표 이후 계열사의 시가총액이 무려 860억달러(약 105조원)가 증발했다. 아다니 엔터프라이즈 주가도 폭락하면서 공모가를 밑돌자 참여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그럼에도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31일 유상증자 공모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일에도 주가가 28% 추락했다. 이대로 진행하면 투자자 손실이 예상되자 아다니 그룹 측이 공모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 폭락으로 아다니 회장의 자산도 751억달러로 급감했다. 세계 3대 부호 자리에 올랐던 아다니 회장은 힌덴버그 보고서가 나온 이후 포브스 부자 순위 15위로 내려갔다.
 
이에 아시아 최고 부호 타이틀도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총자산 837억달러)에게 내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