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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약 20년만에 '韓유니클로' 등기임원 전격 사임 왜?

등록 2023.02.08 07:00:00수정 2023.02.08 09: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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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FRL코리아 창립 때부터 기타비상무이사 맡아오다 최근 물러나

롯데 "업무 조정 차원 결정"…지주·제과·케미칼·캐논코리아 등 이사회 참여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롯데지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롯데지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에서 유니클로(UNIQLO) 브랜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에프알엘코리아)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나며 그룹 내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

전통의 유통 명가인 롯데는 일찌감치 '탈(脫) 유통'에 관심을 두고 화학 분야에 진출한 데 이어 헬스 앤 웰니스(Health&Wellness), 모빌리티(Mobility), 수소·전지소재 등을 미래 새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신 회장이 앞으로 등기이사로서 이사회 의결에 참여하는 계열사는 롯데지주·롯데제과·롯데케미칼·캐논코리아 등 총 4곳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당면 과제를 우선 해결하고,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에 힘을 쏟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에프알엘코리아의 기타비상무이사직에서 사임키로 했다. 이 자리는 임종욱 롯데지주 상무가 채운다.

기타비상무이사직은 회사에 상근하지 않는 등기임원으로 사내이사와 달리 회사 경영에 직접 나서진 않지만 이사회 의결권이 있는 만큼 회사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04년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51%, 49%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신 회장은 2004년 12월부터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지난해까지 회사 의사 결정에 참여해 왔다.

신 회장은 직접 유니클로의 국내 도입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노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가 극심한 위기를 겪었을 때도 이사회에 계속 참여하는 등 해당 사업에 관심과 애정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사임이 의외로 받아 들여지기도 한다.

2000년대 초 경영권 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유니클로 국내 도입이 '대표 성공작'으로 꼽혔고, 신 회장이 2011년 그룹 총수로 안착하는데도 힘을 실어줬다. 고 신격호 롯데 창업주와 함께 부자(父子)가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창업주와 오랜 교류를 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노재팬 운동의 큰 타격을 입었던 유니클로가 살아나고 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에 따르면 2022회계연도 매출은 2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배 늘어난 1147억원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고 온라인을 강화하는 효율화 작업에 더해 잠잠해진 반일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 한 유니클로 매장. 2022.12.05.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노재팬 운동의 큰 타격을 입었던 유니클로가 살아나고 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에 따르면 2022회계연도 매출은 2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배 늘어난 1147억원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고 온라인을 강화하는 효율화 작업에 더해 잠잠해진 반일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 한 유니클로 매장. 2022.12.05. [email protected]

롯데지주 측은 이번 신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직 사임과 관련해 "업무 조정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 회장은 2019년 12월 31일 자로 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호텔롯데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이번에 에프알엘코리아의 기타비상무이사직까지 내려놓았다.

현재 신 회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계열사는 롯데지주·롯데제과·롯데케미칼·캐논코리아 등 4개 뿐이다. 신 회장은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직을 이어가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먹거리 사업 육성에 힘을 더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성을 지닌 롯데제과는 지난해 7월 롯데푸드와 합병한 후 조직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을 롯데제과 대표로 선임했다.

롯데제과는 올해 내부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고, 30%에 불과한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려 브랜드 파워를 더욱 키운다는 구상이다.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상무가 몸담고 있는 계열사이자, 롯데그룹이 새 먹거리로 낙점한 화학군의 핵심 계열사다. 롯데그룹 화학사업군은 2021년 기준 그룹 내 매출 비중 33%를 차지하며 1위에 올라 그룹 주력 사업이 유통에서 화학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그룹 2030 비전·성장 전략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석유화학은 물론 수소 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등의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로써 롯데 화학군은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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