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미끄럼 주의보'…KBO와 다른 WBC 공인구, 차이는

등록 2023.02.05 07: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WBC, MLB 공인구인 롤링스사 제품 이용

가죽 재질·실밥 높이 달라

야수 최정도 적응 노력…"송구 정확히 던져야"

[산후안=AP/뉴시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인구. 2009.03.06

[산후안=AP/뉴시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인구. 2009.03.06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사용하는 공인구는 KBO리그와 다르다. 그만큼 다음달 앞둔 WBC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적응 여부도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KBO리그는 스카이라인이 제작하는 공을 공인구로 쓴다. 반면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WBC에서는 MLB 공인구인 롤링스사 제품을 공인구로 사용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두 공인구는 서로 재질이 다른 가죽을 쓴다. 또 WBC 공인구가 스카이라인 제품보다 실밥 높이가 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KBO리그 공인구도 MLB, 일본프로야구와 마찬가지로 둘레(229~235㎜)와 무게(141.7g~148.8g), 실밥 폭(9.524㎜ 이하) 등 모든 부문에서 국제규격에 맞추지만, 규격 내에서도 제조사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다.

공을 던질 때 실밥을 이용하는 투수들은 공인구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다.

WBC는 2006년 초대 대회 때부터 롤링스사 제품을 공인구로 사용했는데, 당시부터 KBO리그 공인구에 익숙한 한국 투수들은 대체로 WBC 공인구가 '더 미끄럽고, 더 크게 느껴진다'는 반응을 내놨다.

롤링스 공이 더 익숙한 외국인 투수들도 KBO리그 공인구를 처음 사용한 뒤 차이점을 느낀다. NC 다이노스에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는 KBO리그 공인구를 처음 접한 뒤 "미끄럽지 않고 더 끈끈한 느낌이다. 회전도 더 많이 걸리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2023 WBC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에 포함된 투수 15명 가운데 WBC, MLB 경험이 있는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제외한 13명은 WBC 공인구가 익숙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대표팀 투수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최종 명단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해 12월께 발탁이 유력한 투수들에게 미리 WBC 공인구를 나눠줬다.

각 소속팀 스프링캠프에 돌입한 대표팀 투수들은 공인구 적응에 한창이다. 좌완 구창모(NC)는 롤링스사 공에 익숙한 페디, 테일러 와이드너에게 WBC 공인구에 대한 조언을 얻기도 했다.

이번에도 투수들의 반응은 앞선 WBC 때와 비슷하다. 그래도 적응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처음 WBC 공인구를 만져본 좌완 투수 이의리(KIA)는 "조금 크고 미끄러운 느낌"이라고 밝혔다. "축축한 느낌도 있다"는 게 이의리의 반응이다. 이의리는 "다만 차이점이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역시 WBC에는 처음 출전하는 원태인(삼성 라이온즈)도 "생각보다 미끄럽지만 적응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미국에서 훈련하면서)나름 적응했다"고 말했다.

WBC 공인구 적응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단지 투수뿐만이 아니다. 베테랑 야수 최정(SSG)은 2009년, 2013년에 이어 3번째로 WBC에 나서지만, 오랜만에 WBC 공인구를 경험하는 만큼 먼저 공을 받은 팀 후배 김광현에게 공을 빌려 한국에서부터 적응에 힘을 썼다.

최정은 지난달 "(김)광현이에게 WBC 공인구를 하나 얻어서 캐치볼을 많이 했다"면서 "KBO리그 공인구와 비교해 실밥이 넓고, 공이 미끄러운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WBC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전문 3루수'인 최정은 "공을 조금이라도 잘못 던지면 많이 휘는 느낌이 있다. 야수들도 송구를 할 때 정확히 던지도록 해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