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AI·빅데이터로 혁신" 쿠팡 대구FC서 본 물류산업 미래

무인운반로봇, 소팅 봇, 무인지게차 등 최첨단 물류 기술 적용

기존 물류 패러다임 바꿔…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 확대 방침

"꾸준한 고용 창출,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사회 발전에 최선"

대구 첨단물류센터 무인 운반 로봇(AGV) (제공 = 쿠팡) 2023.02.07.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이혜원 기자 = "삐. 삐. 삐."

로비에서 보안검색대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서 내리면, 일반 책장 만한 선반이 마치 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는 구매자처럼 줄을 서 있다.

로봇이 선반을 들고 바닥에 그려진 QR코드를 따라 온 것. 계산원(작업자)이 '삐'하는 소리와 함께 바코드를 찍으면 선반은 제자리로 이동한다. 이어 또다른 선반이 차례대로 밀려온다. 이렇게 집품 작업이 끝난다. 무인 운반 로봇은 충전이 필요할 땐 스스로 충전을 한 뒤 다시 작업에 나선다.

최첨단 물류 혁신 기술이 집약된 공간. 대구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쿠팡의 '대구 첨단물류센터(대구 FC)' 안의 풍경이다.

쿠팡이 지난해 3월 문을 연 대구 FC의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자동화 물류 현장을 지난 2일 처음으로 국내 언론에 공개했다.

대구 FC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권 물류센터 중에서도 최대 규모에 속한다. 쿠팡은 대구 FC의 건립과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32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축구장 46개(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대구 FC는 주요 물류 업무동에 무인 운반 로봇(AGV), 소팅 봇, 무인지게차 등 단일 물류센터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다양한 최첨단 물류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다.

쿠팡은 대구 FC 7·9층에 AGV 로봇 1000여 대 이상을 도입, 상품의 진열과 집품 작업을 자동화했다. 과거에는 직원이 일일이 수많은 상품이 담긴 선반 사이를 오가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찾아다니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대구 FC에서는 AGV 로봇이 수백 개 제품이 진열된 최대 1000kg 선반을 들어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 직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물류 기술을 도입했다. AGV를 통해 전체 업무 단계를 65% 줄이고, 평균 2분 안에 수백 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직원에게 전달한다.

대구 첨단물류센터 소팅봇 (제공 = 쿠팡) 2023.02.07. *재판매 및 DB 금지

복잡한 상품 분류 작업은 ‘소팅 봇’을 활용해 기존의 물류 패러다임을 바꿨다.

소팅 봇은 사람이 물건을 옮기거나 들어 올리는 분류 업무를 모두 없앤 최첨단 물류 로봇이다.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 단 몇 초 만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주기 때문에 ‘로켓배송’에 최적화됐다. 쿠팡은 수백 대가 넘는 소팅 봇을 대구 FC에서 운영 중이다.

대구 FC 5층에 배치된 수십 개의 무인 지게차들은 직원의 안전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이다. 직원이 누르는 버튼 한 번으로 무인 지게차가 알아서 대용량 제품을 옮겨준다. 무인 지게차가 운영되는 존(Zone)에는 사람의 이동이 전면 차단돼 사고 발생을 원천 봉쇄한다.

쿠팡 관계자는 “대구 FC는 대구와 남부권을 아우르는 첨단 물류의 핵심으로, 전국 물류센터에 ‘혁신 기술 DNA’를 전파하는 테스트베드이자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FC는 앞으로도 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을 늘릴 계획이다. 입고·집품 등 물류 업무는 물론,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화 기술 관리자 채용 등으로 2500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대형 물류센터가 운영되면서 대구 지역 중소상공인들의 성장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첨단물류센터 무인지게차 (제공 = 쿠팡) 2023.02.07. *재판매 및 DB 금지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7일 "대구 FC는 쿠팡의 최첨단 물류 투자를 상징하는 곳으로, 물류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직원들이 더 편하고 쉽게 일하는 근무환경을 조성했다"며 "AI를 이용한 상품관리, 자동화 로봇 기술이 접목된 최첨단 물류 인프라 기반으로 꾸준한 고용 창출을 비롯해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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