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화성엔 물이 있었다"…큐리오시티, 화성 '고대 호수' 증거 찾아

등록 2023.02.09 11:11:03수정 2023.02.09 11:11: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수십억년 전 호수의 파도가 만들어 낸 물결 흔적 발견

"물·파도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이같은 증거 본 적 없어"

화성 내 계곡서 강 침식·습기 머금은 산사태 흔적 발견되기도

[서울=뉴시스]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화성탐사 로버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 발견한 고대 호수의 흔적. 수십억년 전 화성에 존재했던 얕은 호수 표면의 파도가 호수 바닥의 침전물을 일으켰고, 이 침전물이 물결 모양의 질감을 가진 바위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사는 이같은 호수의 흔적이 큐리오시티가 발견한 물과 파도의 가장 명확한 증거라고 보고 있다. (사진=나사)

[서울=뉴시스]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화성탐사 로버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 발견한 고대 호수의 흔적. 수십억년 전 화성에 존재했던 얕은 호수 표면의 파도가 호수 바닥의 침전물을 일으켰고, 이 침전물이 물결 모양의 질감을 가진 바위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사는 이같은 호수의 흔적이 큐리오시티가 발견한 물과 파도의 가장 명확한 증거라고 보고 있다. (사진=나사)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화성탐사 로버 큐리오시티가 과거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했다. 고대 화성에 존재했던 것으로 예상되는 호수가 남긴 물결을 포착해냈다.

9일 나사에 따르면 큐리오시티는 지난 가을 발견한 황산염 함유 지역에 대한 추가 탐사를 진행한 결과 먼 과거 존재했던 물이 암석 표면에 남긴 잔물결을 찾아냈다.

당초 나사는 큐리오시티가 황산염 함유 지역을 발견했을 때 해당 지역이 호수에 덮여 있었다는 마지막 결정적 증거를 찾아낸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황산염과 같은 염분이 다량 포함된 광물들은 물이 서서히 말라갈 때 남겨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번에 큐리오시티가 발견한 물결의 흔적은 이보다 훨씬 더 명확한 물의 증거인 것으로 보인다. 수십억년 전 화성에는 얕은 호수가 존재했으며, 이 호수 표면의 파도가 호수 바닥의 침전물들을 휘저으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위 표면에 잔물결들을 새겨 넣었다는 분석이다.

나사의 큐리오시티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과학자 아쉬윈 바사바다 교수는 "이 잔물결은 우리가 전체 임무에서 찾아낸 물과 파도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라며 "그간 우리는 수천 피트(수 ㎞)에 달하는 호수 퇴적물들을 거쳐왔지만 이같은 증거를 본 적이 없었다. 이 증거는 우리가 건조할 것으로 예상했던 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화성에 있는 '게디스 밸리' 계곡의 밑바닥. 해당 계곡에는 수십억년 전 습기를 머금은 산사태에 의해 쏟아져내린 것으로 추정되는 잔해 더미들이 쌓여있다. 나사의 탐사팀은 해당 잔해 더미에 그간 큐리오시티가 발견한 것 중 가장 가까운 시기의 물의 흔적들이 남아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나사)

[서울=뉴시스]화성에 있는 '게디스 밸리' 계곡의 밑바닥. 해당 계곡에는 수십억년 전 습기를 머금은 산사태에 의해 쏟아져내린 것으로 추정되는 잔해 더미들이 쌓여있다. 나사의 탐사팀은 해당 잔해 더미에 그간 큐리오시티가 발견한 것 중 가장 가까운 시기의 물의 흔적들이 남아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나사)

큐리오시티는 지난 2012년 화성에 착륙한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화성을 탐사하며 다양한 물의 흔적을 찾아낸 바 있다.

지난 2014년부터는 한때 호수와 개울로 둘러쌓였을 것으로 예상되는 약 4.8㎞(약 3마일) 높이의 '샤프 산'을 등반하기도 했다. 특히 큐리오시티는 약 800m(약 0.5마일) 높이의 샤프 산 기슭에서 '마커 밴드'라고 명명된 바위층을 발견했는데, 해당 바위층에는 물결치는 바위 질감이 보존돼 있었다.

마커 밴드 전에는 '게디스 밸리'로 불리는 계곡에서 고대 화성에 있었던 물의 단서를 포착하기도 했다. 해당 계곡은 화성에서 부는 바람에 의해 깎인 것으로 추정됐는데, 바람 뿐만 아니라 계곡을 통과하는 작은 강에 의한 침식도 나타났던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나사는 게디스 밸리 계곡에서 습기를 포함한 산사태가 발생해 자동차 크기의 바위와 파편들이 계곡 바닥에 쏟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잔해 더미는 계곡 내 단층 중에서 가장 위에 있기 때문에 나사는 해당 산사태의 흔적이 지금까지 큐리오시티가 발견한 물의 단서 중 가장 최근의 흔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큐리오시티가 먼 거리에서 포착한 게디스 밸리 계곡 능선의 산사태 잔해들. 이같은 산사태는 '샤프 산'의 고지대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나사는 이 산사태 더미를 분석하면 큐리오시티가 직접 도달할 수 없는 샤프 산 고지대의 성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나사)

[서울=뉴시스]큐리오시티가 먼 거리에서 포착한 게디스 밸리 계곡 능선의 산사태 잔해들. 이같은 산사태는 '샤프 산'의 고지대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나사는 이 산사태 더미를 분석하면 큐리오시티가 직접 도달할 수 없는 샤프 산 고지대의 성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나사)

큐리오시티는 지난해 게디스 밸리 능선에서 이 산사태의 잔해를 멀리서 2차례 포착해냈는데, 올해 말에는 이 잔해를 또 한 차례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사바다 교수는 "파도, 파편의 흐름, 일정한 리듬의 단층들은 모두 화성 표면에 있던 물들이 말라가는 과정이 결코 단순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화성의 고대 기후는 지구의 기후와 비슷하면서 높은 복잡성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