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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룰'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등록 2023.03.26 0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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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국룰'을 검색한 결과(사진=구글 검색 화면 캡처) 2023.3.13 *재판매 및 DB 금지

구글에 '국룰'을 검색한 결과(사진=구글 검색 화면 캡처) 2023.3.13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에서, 혹은 국민들이 지키는 법(룰)?

누구나 '국룰'이라는 말에서 똑같은 이미지를 연상할 것이다. 단어의 모양새가 퍽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모두의 예상이 맞다. 국룰은 일반적으로 '국민 룰'의 준말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사람이 보여 주는 보편타당한 모습, 즉 '불문율'을 익살스럽게 이르는 말이다.

예를 들면 아직까지는 식당에서 공깃밥을 1000원에 파는 것이 국룰이다. 카페에 갔을 때는 빈자리에 가방이나 핸드폰부터 던져 놓는 게 국룰이다. 또 수업 첫날은 오리엔테이션으로 진행되는 게 국룰이다.

가끔 '민초(민트초코)가 국룰' '부먹(소스를 탕수육에 부어먹기)이 국룰' '파인애플 피자가 국룰' 등 이른바 '국민 논쟁'에 대해 도전적인 입장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국룰은 이제 제도권 언론 기사 제목으로도 쓰일 만큼 보편화된 속어이지만, 일종의 게임 용어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심지어 생각보다 유서도 깊다.

국룰이 온라인상에서 지금과 같은 용례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2019년경이다. 하지만 그 훨씬 이전부터 게이머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쓰인 역사가 있다.

그 시초는 2003년 발매된 블리자드사의 '워크래프트3' 확장팩이다. 당시 인기 유즈맵(유저가 직접 만든 맵)이었던 '파이트 오브 캐릭터즈'에서 국룰은 '공개 방에서 사용되는, 유저들 간의 암묵적인 룰'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는 '이상한 룰, 불평등한 룰'로 여겨져 지양됐고,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

2014년 올라온 게임 '아바온라인' 칼전 모드 영상(사진=유튜브 '강호' 채널 영상 캡처) 2023.3.13 *재판매 및 DB 금지

2014년 올라온 게임 '아바온라인' 칼전 모드 영상(사진=유튜브 '강호' 채널 영상 캡처) 2023.3.13 *재판매 및 DB 금지


국룰이 지금과 유사한 의미로 쓰인 건 2007년 발매된 1인칭 슈팅(FPS) 게임 '아바온라인'에서다. 당시 아바온라인에는 공식적인 '칼전(칼로 하는 전투)' 시스템이 없어, 별도로 칼전을 즐기고 싶은 유저들은 서로 규칙을 정한 후 이를 지켜야 했다. 이 규칙의 명칭이 바로 국룰이다.

즉 국룰은 '페어플레이를 위해 모두가 지켜야만 하는 룰'이 됐다. 국룰을 지키지 않은 유저는 정당하지 않은 플레이어로 여겨져 같은 편 유저에게 버림받기도 했다.

2017년 올라온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경매 디펜스' 영상(사진=유튜브 '리바운드 TV' 채널 영상 캡처) 2023.3.13 *재판매 및 DB 금지

2017년 올라온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경매 디펜스' 영상(사진=유튜브 '리바운드 TV' 채널 영상 캡처) 2023.3.13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2017년 트위치의 게임 방송 스트리머들이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 '경매 디펜스'에서, "OO가 국룰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자신은 반대로 행동해 다른 유저를 골탕 먹이는 관행이 생겼다. 이것이 큰 호응을 얻으며 국룰이라는 용어의 사용이 전파되기 시작했다.

에디터 DeunDeun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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