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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그 지렁이 울음소리를 듣는 겁니다"

등록 2023.05.27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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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땅속의 용이 울 때(사진=파람북 제공) 2023.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땅속의 용이 울 때(사진=파람북 제공) 2023.05.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나’는 그 소리, 지렁이 울음소리를 못 들어본 것이 한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보통의 사람들이,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면서 '내가 행복하다, 이 문명이라는 것은 참 편한 것이구나, 이것이 내가 추구하던 삶'이라고 맹목적으로 살아가다가 어느 날 밤 그 지렁이 울음소리를 듣는 겁니다." (본문 45쪽 중)

'땅속의 용이 울 때'(파람북)는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전하는 한국의 흙과 땅에 얽힌 이야기다.

책은 저자가 1963년 20대 청년 시절 펴낸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60년 만에 전면 개정했다. 당시 땅이라는 무기적인 세계를 유기적 생명으로 바꾸는 개념을 통해 최초의 한국문화론을 다룬 책은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사회의 변화를 지켜보며 새로운 꺠달음과 문제의식을 갖게 된 그는 다시 한번 우리가 랍고 있는 이 땅에 관해 이야기한다.

60년 전 청년 이어령이 비판했던 것이 가난한 농업국가였던 한국의 현실이었다면, 지금의 저자가 경계하는 것은 한국의 휘황한 도시 풍경 속에 숨겨진 무력감이다. 기계문명의 선도적인 사회인 한국은 그만큼 땅과 흙이 상징하는 생물학적 삶과는 멀어졌다.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흙 그 자체부터 흙에서 기른 채소, 흙에서 사는 지렁이까지 다양하다.

또는 흙이라는 비유할 수 있는 것들, 이를테면 어머니에게서 배운 우리말도 해당한다. 문필가이자 국어학자인 특히 우리말의 가치에 집중한다. 한국인의 삶 속에서 우리말을 살리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이야기하며 초대 문화부 장관 시절의 일화들, 역사적 전환의 과정에서 목격자로서  함께했던 후일담이 담겼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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