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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계 '남성 편중' 깨지나…"투자자들, 여성 임원 선호"

등록 2023.06.10 06:02:00수정 2023.06.10 19: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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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경영진 다양성 확보 목소리 높아

日정부, 여성 임원 30% 목표 내걸고 기업 압박

[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 신주쿠 일대 기업. 2023.06.09.

[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 신주쿠 일대 기업. 2023.06.09.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남성 편중으로 비판받아 온 일본 경제계에 여성 임원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기업에 다양한 경영진 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업의 대응이 늦으면 노(No)라고 말하고 있으며, 정부도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이는 목표를 내걸었다. 앞으로 여성을 임원으로 선발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남성 편중' 日재계, 女이사 선호…투자자들이 경영진 다양성 차원서 요구

올해 3월에 열린 캐논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의 회장을 맡은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이사 연임 찬성률이 50.59%였다. 박빙으로 가결된 배경은 바로 여성 임원이었다. 의결권을 가진 기관투자가 가운데 상당수가 캐논에 여성 이사가 없다는 점을 들어 회장의 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화학기업 도레이그룹은 오는 27일 열릴 주주총회에 하라야마 유코 도호쿠대 명예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을 제안했다. 승인되면 첫 여성 이사가 된다. 지난해 총회에서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의 이사 연임안 찬성률이 60%에 그쳤다. 낮은 찬성률을 보였던 지난해 주총 결과를 의식, 올해 주총에선 여성 이사를 내세운 것이다.

유명 유튜버를 후보로 내세운 의류업체 워크맨과 국립대 전 총장을 제안하는 신에츠화학공업 등 첫 여성 이사 탄생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여성은 이사회가 다양한 관점에서 경영판단을 하기 위해 중요하다. 이사회에 (여성이) 없으면 최고경영자 선임의안 찬성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美·유럽보다 여성 임원 비율 현저히 적어…발굴 어려움도

일본 기업들이 여성을 임원으로 등용하는 움직임은 미국이나 유럽에 뒤떨어진 편이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의 최상위 시장인 프라임시장에 상장된 약 1800개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22년에 평균 11.4%였다. 일본을 제외한 선진 7개국(G7) 평균은 38.8%로 일본과의 격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기관투자가인 투신운용사 다이와에셋매니지먼트는 6월 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프라임시장 기준에 '1명 이상의 여성 임원'을 추가했다. 디지털 대응을 비롯한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화하는 가운데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재는 경영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도 지난 5일 남녀공동참여회의에서 프라임 상장사의 여성 임원 비율을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게이단렌에서 두 번째 여성 부회장이 된 노다 유미코 베올리아 일본법인 회장은 정부의 목표치에 대해 "도전적인 목표이지만 뛰어난 여성이 많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성 후보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있다. 넥슨은 주주들에게 보낸 총회소집 통지에 "우수한 해외 경영자(여성) 영입을 타진했으나 당사자가 고사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나 대학교수, 전직 관료 중에서는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기 쉽다. 일본종합연구소는 "경영자는 사내외에서 후보가 될 여성 인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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