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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가격 협상 본격 돌입…"올 하반기 또 '밀크플레이션' 올까"

등록 2023.06.09 16: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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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낙농진흥회 원유 가격 협상 시작

"인상 시 제품 가격 반영 검토할 수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9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이날 소위원회를 열고 올해 원유(原乳)가격 협상에 착수한다.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로 올해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3.06.09.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9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이날 소위원회를 열고 올해 원유(原乳)가격 협상에 착수한다.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로 올해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3.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유업계와 낙농가가 올해 우유 원유 가격 협상을 시작했다. 이번 협상에선 원유 ℓ당 69~104원 범위 안에서 가격 인상을 논의한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ℓ당 49원 올랐을 때 우유업계는 우유 가격을 약 10% 올렸다.

이번 인상에 따라 흰 우유 가격이 더 큰 폭으로 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우유는 카페와 아이스크림 등 다른 식품 업계에서도 적극 활용하는 만큼, 이번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밀크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날 소위원회를 열고 원유 가격 협상을 시작했다. 유업계에선 낙농진흥회가 정한 원유 기본 가격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협상에선 원유 가격을 ℓ당 69~104원 안에서 얼마큼 올릴지 논의한다.

원유 가격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은 최근 계속되는 생산비 증가 때문이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젖소 마리당 순수익은 152만9000원으로, 2021년대비(90만4000원) 37.2% 감소했다.

특히 전체 낙농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소규모 농가(50마리 미만)의 경우 2022년 젖소 마리당 순수익은 1000원으로 전년대비 109만3000원(99.9%)이나 감소했다.

낙농진흥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낙농가 수는 4600호로 전년대비 133호(4.0%) 감소했다. 지난 2년 동안 폐업한 낙농가 수는 300여호에 달한다.

이러자 유업계에선 장기적으로 우유 가격이 더 인상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생산비가 올라 사실상 원유 가격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원유 가격이 오르면 장기적으로 흰 우유를 비롯한 제품 가격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업계 관계자는 "작년 원유 가격 인상으로 제품 가격이 올랐다"며 "올해도 원유가격이 추가 인상이 된다면 제품가격도 함께 올라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력이 더욱 커질 것 같아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우려했다.

이어 "택시 요금이나 영화 관람료 인상 등의 사례와 같이 소비가 크게 위축돼 그렇지 않아도 우유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소비가 줄어들 것 같아 걱정된다"며 "소비자·낙농가·유업체 모두 득이 될 수 있도록 원만하게 합의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ℓ당 49원 오를 당시 유업계는 흰 우유 가격을 약 10% 인상했다. 지난 3월 ℓ당 1164원을 기록한 원유 가격은 이번 큰 폭으로 오를 경우 1300원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이번 인상분은 8월 1일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밀크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유 가격이 오를 경우 커피와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다른 식품기업의 제품 가격이 함께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 가격이 오르면 다른 식품들도 영향을 받는다"며 "이번 원유 가격 인상 결과에 다른 식품 기업에서도 관심을 갖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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