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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실종 경보문자, 그냥 지나치지 않은 타인의 헌신

등록 2024.05.14 10:00:00수정 2024.05.14 11: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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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뉴시스] 실종경보 문자메시지를 받은 오산시민이 실종자를 발견, 접근하고 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4.05.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산=뉴시스] 실종경보 문자메시지를 받은 오산시민이 실종자를 발견, 접근하고 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4.05.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오산=뉴시스] 양효원 기자 = 경기 오산시에서 8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보고, 실종자를 찾아내 경찰에 인계한 50대 남성이 감사장을 받았다.

14일 오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27일 오전 11시께 "치매가 있는 아버지가 사라졌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A(87)씨는 전날 오전 7시께 오산시 자택에서 가족이 모두 잠든 사이 휴대전화도 놓고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까지 A씨를 찾지 못한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신고 접수 즉시 출동해 폐쇄회로(CC)TV 확인 및 실종경보 문자 발송 등 조치에 나섰다.

사라진 A씨를 찾은 것은 운수업에 종사하는 조성복(50)씨다.

조씨는 당일 오후 5시께 퇴근을 준비하며 상가 건물에 있다가 "차를 타고 오다가 실종문자에 있는 사람과 비슷한 사람을 본 것 같다"는 지인의 말을 들었다.

조씨는 바로 차에 올라탔다. 2㎞가량을 운전한 조씨는 A씨가 보이지 않자 재차 지인에게 연락해 목격 장소를 물었고, 노인의 걸음속도로 이동거리를 추정해 온 길을 되돌아갔다.

이후 오후 5시20분께 길가를 살피던 A씨가 눈에 띄었다. A씨는 주유소 앞을 위태롭게 걸어가고 있었고, 조씨는 길가에 차를 세운 뒤 A씨에게 다가갔다.

조씨는 A씨를 자신의 차에 태워 경찰서로 인계했다.
[오산=뉴시스] 왼쪽부터 실종됐던 노인의 가족, 실종자를 찾은 시민, 박정웅 오산경찰서장 *재판매 및 DB 금지

[오산=뉴시스] 왼쪽부터 실종됐던 노인의 가족, 실종자를 찾은 시민, 박정웅 오산경찰서장 *재판매 및 DB 금지


조씨는 "실종자 가족의 애타는 심정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며 "우리 어머니도 치매를 앓다가 작년에 돌아가셔서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인 말을 듣고 차를 몰아 가니 멀리서 보고 딱 알아볼 수 있었다"며 "어머니 같고 아버지 같았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가족은 "쉬운 일이 아님에도 아버지를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경찰과 시민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박정웅 오산경찰서장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데, 실종경보 문자를 보고 가족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협조해 준 덕분에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경기남부청은 시민이 범인 검거에 기여한 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하는 '평온한 일상 지키기'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캠페인은 치안에 우리 모두 관심이 필요하다는 인식 확산을 위해 마련됐다. 도움을 준 시민이나 단체에는 포상 등을 제공한다.

경찰은 민·관·경 협력치안제도인 시민안전모델을 고도화하고 공동체 치안 활동에 시민 실천사례를 공유해 누구나 자연스럽게 치안에 동참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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