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진희 몽실 대표 "자립준비청년 위한 열린공간, 누구나 편히 오길"

등록 2024.05.14 09:33:5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자립준비청년 공동체 '몽실', 열린공간 위한 카페도

"자립준비청년, 선택의 경험 많이 쌓길 바라"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10일 오후 부산 금정구 몽실커피에서 만난 자립준비청년 공동체 '몽실' 이진희 대표는 몽실을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2024.05.10. mingya@newsis.com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10일 오후 부산 금정구 몽실커피에서 만난 자립준비청년 공동체 '몽실' 이진희 대표는 몽실을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2024.05.10.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859명'. 스무 살 남짓한 나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자 부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숫자다. 이들은 양육시설 또는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시설 등에서 생활을 하다 만 18세가 되면 법에 따라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까마득해 보이는 세상살이, 설렘보다 두려움이 앞서는 청년들.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몽실'의 시작이 됐다.

지난 10일 오후 부산 금정구 몽실커피에서 자립준비청년 공동체 '몽실'의 이진희 대표를 만났다. 자신도 자립준비청년이었다는 이 대표는 시설을 나온 아이들의 연결고리가 되기 위해 몽실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설에서 나온 뒤 친구들과 함께 시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도 하고, 커뮤니티도 만들다 '계속된 연결고리를 만들 순 없을까'하는 고민 끝에 공동체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초기 멤버 6명 중 1명은 공동체의 이름도 직접 지었다. 꿈 몽(夢)에 열매 실(實)을 더한 '몽실'. 이는 '열매를 꿈꾸다'는 뜻으로, 작은 씨앗이 자라 열매를 맺듯 꿈과 소망도 열매를 맺기를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10일 오후 부산 금정구 몽실커피 입구에 세워진 입간판. 꿈 몽(夢)과 열매 실(實)이 합쳐진 '몽실'은 '열매를 꿈꾸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2024.05.10. mingya@newsis.com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10일 오후 부산 금정구 몽실커피 입구에 세워진 입간판. 꿈 몽(夢)과 열매 실(實)이 합쳐진 '몽실'은 '열매를 꿈꾸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2024.05.10. [email protected]


이렇게 2020년 말 꾸려진 몽실은 계속해서 멘토링과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활동 공간이 마땅치 않아 보호시설 내 일부 공간을 빌리거나 좁은 집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장소에 한계를 느끼던 이 대표는 수익성을 가지면서도 아이들이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공간을 고민하다 '카페'를 택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2022년 10월 몽실커피의 문을 열기까지 꽤나 애를 먹었다. 카페 사업에 대한 정보도 적은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여러 어려움에 매번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맨땅에 헤딩'과 같은 순간들이었지만 몸소 겪고 견디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몽실커피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그는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친구들과 정기 모임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며 "타지에 살다가 갑자기 부산에 온 경우나 이전에 유대 관계가 없는 친구들도 편하게 오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10일 오후 부산 금정구 몽실커피. 이곳은 자립준비청년 공동체인 '몽실' 이진희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다. 2024.05.10. mingya@newsis.com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10일 오후 부산 금정구 몽실커피. 이곳은 자립준비청년 공동체인 '몽실' 이진희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다. 2024.05.10. [email protected]


이 대표는 이전보다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정부나 부산시의 지원이 많이 늘어나 다행이라면서도, 실질적인 측면의 도움은 조금 아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거지 마련이나 자립 지원금 같은 금전적인 부분은 시에서 잘 지원해 주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문제는 그 돈을 받게 된 아이들이 사실상 어떻게 써야 할지, 정작 미래를 위한 사용을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실생활에 적용되는 경제 교육이나 현재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아이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해 주는 길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자립준비청년은 마냥 어린 나이가 아니기에 유대관계 형성에 소극적일 수 있다며 "시설 퇴소 후 갑자기 모르는 분이 연락을 하고 관리를 하고 하게 되면 불편할 수 있기에 그 이전부터 친분을 조금 형성하고 시설을 퇴소하고 나서 계속 관계를 이어가는 방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자립준비청년들이 본인이 직접 하는 '선택의 순간'을 많이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시설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단체생활이나 규율 속에서 지내야 하기에 본인이 직접 선택을 하게 되는 경험이 많이 없다"며 "그래도 사회에서는 선택이 결과까지 이어지는 순간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런 경험을 최대한 많이 쌓을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