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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어전문교육원 15주년…수어통역사 356명 배출

등록 2024.05.08 06:00:00수정 2024.05.08 06: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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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국내 최초 개관한 수어교육 전문기관

[서울=뉴시스]수어교육사진_서울수어전문교육원. 2024.05.08.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수어교육사진_서울수어전문교육원. 2024.05.08.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 구화를 통해 의사소통하며 살아온 청각장애인 B(30)씨는 성인이 된 후 수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가 청각장애인 통역사가 돼 한국농아인협회에서 근무하고 있다. "청각에 장애가 있다 보니 사실 콤플렉스가 심했어요. 그러나 이젠 아니에요. 농인은 저의 제1정체성이고 수어는 자랑스러운 저의 언어예요. 청각장애인 통역사로서 저의 언어로 일을 하며 살아가는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 아나운서를 준비하던 A(24)씨는 대학 시절 취미로 수어를 배우고자 서울수어교육원을 찾았다가 수어통역 자격을 취득하고 수어통역사가 됐다. "수어를 배우고 농인을 알게 되며 농인들의 아나운서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현재 수어통역사로 일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법률, 의료 통역 등의 전문 과정을 배워 농인의 정보 접근권을 위해 힘쓰고 싶어요."

서울수어전문교육원(원장 허정훈)이 2009년 2·5호선 충정로역 인근(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자리 잡은 지 15주년이 됐다. 교육원은 그간 수어통역사 356명을 포함해 누적 교육생 9만명 이상을 배출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장애인 행복도시프로젝트 일환으로 2009년 4월13일 국내 최초로 개관한 서울수어전문교육원은 수어문화 저변을 넓히고 있다.

15년간 교육원은 수어통역사 356명을 배출했으며 누적 수강인원은 9만명을 돌파했다. 교육원이 배출한 수어통역사 300여명 중에는 판사, 경찰 등 공직자도 있다.

2022년 수어통역사 시험 합격자 25명 중 5명(20%), 지난해 전체 합격자 41명 중 13명(31.7%)이 서울수어전문교육원 출신자였다.

교육원은 수어통역사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실제 시험 과정에 맞춰 필기·음성·수어통역을 연습할 수 있는 영상 교육자료를 자체 제작하고 시험 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모의시험을 시행했다.

교육원은 올해 기본·심화·통역·전문 과정으로 편성된 총 25개 세부 수업과 수어통역사 자격시험 대비 과정을 비롯해 통역사 시험 주관 기관인 한국농아인협회 인정 보수교육(법률·방송·의료통역 등)을 제공 중이다.

수어를 처음 접하는 수강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청각장애와 수어에 관한 올바른 인식을 전달하는 강좌 '농사회의 이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실시간 온라인 교육이 시작됐다. 온라인 교육은 강의장 규모나 위치에 제약 없이 어디서나 수강할 수 있어 수어를 배우고자 하는 시민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서울수어전문교육원은 수어가 등장하는 영화·드라마·노래 대본 번역을 맡고 있다. 지난해 영화 2건, 드라마 2건, 노래 1건을 번역·교육·감수했다.
 
영화관 탈출구 안내 영상 대본 번역, 공공기관 안전사고 예방 수어 영상 촬영 등 수어가 필요한 각종 미디어를 지원하고 있다.

종전에는 대부분의 수어 영상에 '청인수어통역사'가 모델로 출연했지만 이제는 농인 직원이나 강사(청각장애인통역사)를 모델로 파견해 오류 없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수어를 배우고 싶은 서울시민은 매달 3번째 수요일부터 '서울수어전문교육원 누리집(www.sdeafsign.or.kr)'에 접속해 수강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 외 거주자의 경우 1차(서울시민 대상) 수강신청이 끝난 뒤 잔여석에 한해 신청 가능하다.

교육원은 개원 15주년을 맞아 오는 10일까지를 '수어교육주간'으로 정하고 기념품을 배포할 예정이다. 수어챌린지 영상공모전 우수 참여자에게는 수어강좌 무료 수강권을 시상한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서울수어전문교육원은 그동안 올바른 수어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정착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앞으로도 내실 있는 교육원 운영으로 수어사용자의 정보·문화 접근성을 높일 뿐 아니라 장애인-비장애인 간 의사소통의 장벽을 허물어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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