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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종합3보]구본준 임원교체 초강수···인사태풍 서막

등록 2010.10.01 13:16:56수정 2017.01.11 12: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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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구본준 신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이 10월1일자로 공식 업무를 수행했다. (사진=LG전자 제공)  photo@newsis.com

"특히 휴대폰 위기 심각"  "힘 합치면 난관 극복할 수 있을 것"  HE사업본부장, MC사업본부장 교체  대규모 조직개편 서막 분석도

【서울=뉴시스】김정남 기자 = 구본준 신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이 1일자로 공식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임원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취임사를 통해서도 '위기'를 강조하며 조직을 다잡으려 노력하는 모양새다.

 구 부회장은 10월1일자로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업무를 공식 수행했다.

 ◇구본준 "LG전자 위기···특히 휴대폰"

 구 부회장은 이날 별도의 취임식은 열지 않은 대신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금 우리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특히 휴대폰 사업에서 LG의 위상은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특히 스마트폰 중심의 휴대폰 사업에서 LG의 위상은 불과 1년 전의 성과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구 부회장은 또 "(현재의 위기는) 여느 산업보다 급격하게 변화해서 잠시만 방심해도 추월 당할 수 밖에 없는 냉혹한 게임의 법칙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이어 "게임의 법칙을 지배하면서 주도권을 되찾아 오는 게 자신을 비롯한 LG전자 임직원 모두에게 시급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장 판도를 바꾸는 혁신적인 제품을 남보다 먼저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미래투자는 계속돼야 하고, 장기적 관점의 투자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 부회장은 이날 △시장을 선도할 혁신제품의 지속적 개발 △최고의 품질 확보 △고객에 기반을 둔 사업전략 △인재육성을 위한 환경조성 △자율과 창의의 조직문화 등을 5대 중점과제로 제시했다.

 구 부회장은 "생존의 조건이며, 고객과 타협할 수 없는 게 품질"이라며 "품질을 놓치면 생존기반을 잃는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새겨달라"고 주문했다. "또 급여경쟁력, 성과에 따른 차별적 보상체계, 사업리더 육성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구 부회장은 "다시 도전하자.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자. 냉철하게 우리를 돌아보면서 잘못된 것은 빨리 고치고, 잘하고 있는 것은 더욱 발전시키자"며 "앞으로도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모두가 힘과 지혜를 합친다면 어떤 난관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미에는 "우리 손으로 LG전자의 명예를 반드시 되찾자"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당장 임원교체 '초강수'

 이날 구 부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임원 교체를 단행했다. 예상대로 TV와 휴대폰 사업을 총괄했던 HE사업본부장과 MC사업본부장이 낙마했다.

 사실상 부진했던 실적에 대한 교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신임 HE사업본부장에는 권희원 부사장이, MC사업본부장 겸 스마트폰사업부장에는 박종석 부사장이 임명됐다. 권희원 부사장은 기존 LCD TV 사업부장을 겸임한다.

 기존 강신익 전 HE사업본부장 사장은 전사 마케팅을 총괄하게 될 글로벌마케팅담당을 맡는다. 안승권 전 MC사업본부장 사장은 최고기술책임자(CTO)을 맡는다.

 TV와 휴대폰을 총괄했던 수장들이 낙마한 것은 구 부회장이 LG전자 CEO에 오른 이유를 방증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관측이다.

 그동안 TV와 휴대폰 사업은 LG전자 위기의 '몸통'으로 지목돼 왔다. 실적이 워낙 부진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난 달 17일 구 부회장의 CEO 취임 소식이 들리자마자 업계 및 증권가에는 HE사업본부장과 MC사업본부장이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왔다.

 특히 증권가는 올해 3분기, 4분기에 LG전자가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현재의 위기에 대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

 때문에 취임과 동시에 사업본부장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통해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새로운 인물들이 내년도 사업을 보다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임 본부장들은 각 본부에서 지금까지 제품개발과 전략실행을 맡아 왔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이해, 현장경험, 직책 중요도 등을 감안해 임명됐다"고 덧붙였다.

 백우현 전 CTO 사장은 CEO 직속의 신설조직인 신성장동력 기술담당을 맡는다. 미래사업 발굴과 원천기술 개발을 수행한다.

 또 MC사업본부에서 스마트폰사업부장을 맡아 온 이정준 부사장은 PC사업부장에, 정옥현 전무(전 MC연구소 개발2실장)는 공석이 된 MC연구소장에 각각 임명됐다.

 ◇대규모 조직개편 서막 관측

 동시에 이날 임원 교체는 대규모 조직개편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큰폭의 물갈이를 기정사실화했던 재계는 예상보다는 훨씬 빨랐지만, 그 폭이 작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재계는 남용 전 CEO 시절 영입됐던 외부 전문가인 외국인 최고책임자들이 그대로 남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실상 이들의 낙마는 정해진 수순이라고 재계는 판단하고 있는터라, 이들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 때 또 다시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이란 관측이 일고 있다.

 HE사업본부, MC사업본부 외에 HA사업본부장, AC사업본부장, BS사업본부장들에 대한 인사도 단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당초 재계는 빨라야 이번 달 중으로 각 사업본부장에 대한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판단했다. 

 종합해보면, LG전자 위기의 몸통으로 지목됐던 TV와 휴대폰에 대한 전광석화 같은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다잡은 뒤 차차 전체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12월 정기인사 전까지는 LG전자 내부에 굉장한 긴장감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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