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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中企 부채상환능력,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

등록 2012.05.16 09:46:05수정 2016.12.28 00: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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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중소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이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 중소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16일 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중기대출 잠재리스크 진단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신용리스크는 전체적으로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부도와 파산 가능성은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개선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채 금리와 AA- 등급 회사채 간의 수익률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직후 4%까지 올랐지만 최근 다시 2%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BB-등급 회사채와 AA-등급 회사채 간의 수익률 차이인 부도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이전 2.5~3.7%에서 2009년 1월 6%까지 치솟은 뒤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송 실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자금 조달금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중소기업의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세로 전환된 것도 문제다. 중기 부실채권은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부실 채권을 대폭 정리하면서 2010년 23조700억원에서 지난해 15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부실채권 비율도 3.11%에서 2.17%로 낮아졌다.

 그러나 올해 3월 2.35%를 기록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는 가계(0.71%)나 기업(1.90%), 주택담보대출(0.64%), 신용카드(1.56%)의 부실채권 비율보다 높은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은 정체됐지만 부실채권이 늘고 있다는 것은 잠재 부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445조8000억원으로 2009년(430조7000억원)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그는 "중소기업의 은행 여신에 대한 의존도는 높은 반면 은행의 중기대출 기피 현상은 심화되고 있어 중소기업의 경영 건전성이 악화된다면 기존 중기 여신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더욱이 중소기업은 주식과 채권 등 직접 금융을 통한 자금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의 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보증지원을 통한 대출 여력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최근 기업들의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중소기업이 경기 민감 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제조업과 부동산 관련 산업에 대한 대출은 전체 산업 대출의 50%를 웃돌고 있다.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부채구조도 문제다. 중소기업 가운데 비중이 높은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단기차입 비중은 여전히 60%를 웃돌고 있다. 이로 인해 금리가 상승한다면 자금조달 시장이 경색에 따른 자금난 등으로 중소기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

 송 실장은 "중소개업 대출의 안정적 성장과 건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경기 변동에 역행적인 보증지원 정책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며 "철저한 사업성 분석에 기초한 금융지원과 사후적 익스포저 관리 등 건전성 중심의 운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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