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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시선 집중]'영종도 카지노' 경쟁입찰 무시한 LH의 속내는?

등록 2013.12.05 17:14:10수정 2016.12.28 08: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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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상준 기자 =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도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투자자 결정을 놓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입장이 묘해졌다.

 국가 이익과 부합되는 국제 관례인 경쟁입찰을 무시한 채 빈약한 논리를 앞세워 "신뢰가 중요하다"며 굳이 특정 외국기업에게만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를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종도 카지노 투자 희망기업의 진정성, 자금의 성격 등을 감안할 때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의구심마저 제기하고 있다. 

 영종도는 밀라노디자인시티(MDC) 사업이 2011년 무산된 후, 최근 일본 자본에 이어 미국 자본마저 카지노 설립을 포함한 종합투자 계획을 제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논란의 핵으로 떠오른 투자대상 부지는 MDC용지. 정부가 최근 외국인 카지노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곳이다.

 이 땅에 대한 지분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각각 70%, 30%씩 보유하고 있다.

 먼저 영종도 투자를 제의한 곳은 일본 파친코 기계 제작회사인 오카다 홀딩스의 자회사인 ㈜유니버셜엔터테인먼트코리아.

 유니버셜은 지난 10월 LH측에 영종하늘도시 136만5000㎡(약 41만평)에 5조6000억원을 들여 카지노와 리조트, 종합테마파크 등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유니버셜은 올해 초 인천공항 북측 국제업무단지에 3조원을 들여 외국인 카지노와 호텔 등 복합리조트 건설을 추진하겠다며 정부에 사전 심사를 청구했지만 '부적합'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 회사의 오카다 가즈오 회장은 필리핀에서 카지노 허가를 따내기 위해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또 다른 투자희망자로 등장한 곳이 미국 6위권 은행인 PNC은행을 보유한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PNC측도 영종도에 총 7조원을 투입해 영종도 종합리조트 용지 247만9339㎡(약 75만평)에 카지노·호텔·테마파크 등 복합리조트 '킹덤월드리조트'를 건설하겠다고 LH측에 의향서를 제출했다.

 협상의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된 LH측은 하지만 영 신통찮은 반응이다.

 PNC그룹의 투자 의향서를 접수받았지만 이와 무관하게 먼저 투자의향을 내비친 유니버셜과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LH 측의 주장은 '유니버셜이 (PNC그룹 보다)먼저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고, 동일한 부지를 놓고 경쟁을 시킬 수 없다는 것'.

 LH 관계자는 "PNC그룹이 한국측 대리인을 통해 영종도에 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일본업체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뢰를 져버리고 다른 업체(PNC그룹)와 경쟁을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다만 "현재 유니버셜과 최종안에 대해 조율 중이므로, 연말까지 결론이 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되면 그 때 PNC와 토지 매매 협상을 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PNC측 관계자는 "유니버셜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영종도의 일부만 토지 개발계획을 갖고 있지만 PNC는 두배에 이른다"며 "LH가 일본업체와 계약을 체결한다면 PNC가 투자하려던 토지(248만㎡) 중 100만㎡은 유휴지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LH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부동산정보업체 한 관계자는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는 데도 (투자를) 막는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관례상 경쟁입찰을 붙여서라도 (국가에)이익이 되는 쪽에 손을 들어줘야 하는게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경제유발효과가 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신규 허가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카지노 사업은 사행산업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 개발과 연계되지 않을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

 한편 국내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그룹도 인천공항국제업무단지(IBC-1)에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파라다이스의 경우 카지노업에 대한 허가를 이미 받은 상태라 허가가 필요한 다른 사업자보다 선점 우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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