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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자수첩]'프로'답지 못한 은행원

등록 2014.04.17 09:33:40수정 2016.12.28 12: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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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돈을 만지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은행원 연봉은 높을 수밖에 없어요.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은행원이 돈에 쪼들리면 고객 돈에 손을 댈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은행원들의 소득이 크게 올라간 것은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다. 그 이전만해도 은행원 연봉이 이렇게까지 높지는 않았다. 은행원들은 "높은 소득이 리스크 방지 비용을 포함한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결국은 금융사고를 방지하려면 돈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릴 수 있도록 만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은행원의 연봉은 다른 직종에 비해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해 외환은행 남자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790만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SC은행과 KB국민은행 남자 직원의 평균 연봉도 각각 1억1000만원, 1억300만원으로 1억원을 웃돌았다.

 다른 직종은 적게 받는데 금융권만 지나치게 높다며 근로소득의 하향평준화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과연 자신들이 '돈 값'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금융 사고 방지를 위해서 높은 임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는데 잇단 금융사고로 이런 주장이 무색해졌다.

 지난해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대형 금융사고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해외지점의 부당대출 및 리베이트 수수 의혹,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 1조원에 가까운 허위 입금확인서 발급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힘들 정도다.

 사고가 빈발하다보니 "이게 과연 제도권 금융회사인가?"라는 의문마저 들 때도 있다. 허위 입금 확인서 발행 사건을 보면 불법 사금융이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은행산업이 시스템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겁니다. 조직이 느슨해지고 사람이 부패하면 답이 없어요."

 은행권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했다. 최근 금융가를 떠들썩하게 만든 일련의 사건들은 결국 기강 해이에서 비롯됐다. 강력한 내부통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틈을 타 내부에서 몸집을 키운 '적'들의 소행이었다. 아무리 고액연봉이라는 당근을 제시해도 금융사고에 제동이 걸릴 지 의문이다.

 은행원들은 자문해 봐야 한다. 자신들이 과연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돈 값'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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