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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퓨어킴, 노래도 생각도 엄청난 그녀…엄청난 몸매만큼

등록 2014.09.02 00:00:00수정 2016.12.28 13: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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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코미디 영화의 대가 찰리 채플린(1889~1977)은 말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가수 퓨어킴(28·김별)의 지론도 비슷하다. "심각한 것을 하되, 어둡거나 부정적이지 말자"라는 마음이다. 매 시간 진지하지만 전체는 밝고 긍정인 그녀의 삶을 반영한다.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코미디 영화의 대가 찰리 채플린(1889~1977)은 말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가수 퓨어킴(28·김별)의 지론도 비슷하다. "심각한 것을 하되, 어둡거나 부정적이지 말자"라는 마음이다. 매 시간 진지하지만 전체는 밝고 긍정인 그녀의 삶을 반영한다. 

 2일 발표한 새 미니앨범 '퓨리파이어(Purifier)'에서는 이러한 성향이 오롯하게 묻어난다. '퓨리파이어'는 우리말로 '정화(淨化) 장치'를 뜻한다.  

 "환기(喚起) 정도를 생각하고 지은 제목이에요. 제 음악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생각을 염두에 둔거죠. 엄청나게 큰 것을 했다기보다는 익숙한 것을 노래했어요. 그런데 그 익숙함이 새롭게 환기되기를 바랐죠. 그렇다고 비장하게 푼 것은 아니에요. 진지하게 출발했지만, 마냥 어둡게 그리지는 않았어요."

 총 6곡이 실린 앨범에는 우리나이로 스물아홉인 그녀가 20대를 지나오며 느낀 소소한 감정들을 녹여넣었다. 20대 여성 또는 20대를 지난 여성이라면, 누구가 겪었음직한 정서들이다. "20대의 키워드를 한 단어로 설명하기 힘들잖아요. 예전부터 여섯개의 키워드로 20대를 정의하고자 했어요."

 사랑의 열병('나는 니가 죽는 것도 보고 싶어'), 삶을 살아가는 긍정적인 자세('은행'), 사소한 것에 상처받는 여자의 심리('범인은 너'), 상대적 우월감에서 행복을 느끼는 속마음('그말은 결국'), 괜찮지 않지만 괜찮은 척 해야 하는 삶의 단면('오늘의 뉴스'), 자신을 알자는 메시지('마녀 마쉬')…. 퓨어킴과 또래 여성들이 살면서 몸으로 부대끼는 감정들이다.

 진지하게 출발했지만, 무겁게 풀지 않은 대표적인 노랫말은 '범인은 너'다. '나비효과', 즉 사소한 것이 큰 일로 번지는 사회 현상에 대한 고민으로 출발한 곡이지만, 남녀의 미묘한 심리 관계를 가벼운 터치로 노래했다. "심각하지만, 어둡지 않기에 결국 긍정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묘다. "제가 외모나 이미지와 달리 세상물정을 모르는 순진무구한 부분이 크거든요. (소속사 대표) 윤종신 오빠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밝은 기운이거든요. 저의 허무맹랑함을 받아주실 수 있죠. 호호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코미디 영화의 대가 찰리 채플린(1889~1977)은 말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가수 퓨어킴(28·김별)의 지론도 비슷하다. "심각한 것을 하되, 어둡거나 부정적이지 말자"라는 마음이다. 매 시간 진지하지만 전체는 밝고 긍정인 그녀의 삶을 반영한다.   realpaper7@newsis.com

 스스로를 남들과 비교하는 현상을 노래한 '그말은 결국'은 자신의 예명과도 직결된다. "'퓨어(pure)'는 여자로서 청순함보다 사회적인 청순함이라는 뜻이에요. 자신만의 순수한 기준을 찾자는 거죠."  

 여섯 곡 음악 스타일은 다양하고 새롭다. 타이틀곡인 빈티지 솔 풍의 '은행'을 비롯해 퓨어킴의 섹시하면서도 농밀한 음색이 가장 묻어나는 리듬&블루스 '나는 니가 죽는 것도 보고 싶어', 재기발랄한 리드의 '범인은 너', 일렉트로 스윙 '그말은 결국', 레게 리듬이 섞여 들어간 '오늘의 뉴스', 몽환적이고 신비스런 분위기의 '마녀 마쉬'는 대중적인 멜로디를 지녔으면서도 기존 대중음악의 공식을 전적으로 따르지는 않는다. 퓨어킴의 의도에 따라 음악 자체, 더 나아가 노랫말을 환기시킬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윤종신의 소속사 미스틱89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뒤 선보이는 본격적인 첫 앨범 프로젝트다. 올해 1월 첫 디지털싱글이자 윤종신이 멜로디를 만든 '마녀 마쉬'로 미스틱89와 호흡을 점검한 퓨어킴은 윤종신·정석원이 주축인 미스틱89의 프로듀싱팀 '팀(TEAM89)'과 본격적으로 협업했다.  

 미국 버클리 음대를 졸업한 퓨어킴은 미스틱89와 계약 전 홀로 모든 작업을 맡았다. 몽롱한 멜로디와 창의적인 가사, 독특한 목소리로 여느 여자가수들과 차별화를 이뤄낸 EP '맘 & 섹스(MOM&SEX)'와 '이응'도 그녀가 혼자 힘으로 작사·작곡·프로듀싱을 도맡은 앨범이다.

 팀89와 작업이 낯설었을 법도 하다. "협업하는 스타일로 점차 조율이 되는 것 같아요. 점차 익숙해지고 있어요."

 그 익숙함은 대중적인 연결고리를 낳는다. "대중 친화적인 부분에 많이 신경 썼어요. 제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제 음악 주기를 3단계로 나눠요. 지난해까지는 제가 하고 싶은 걸 했고, 올해부터는 미스틱89와 함께 대중적인 것을 하고 있죠. 2010년대 후반부에는 제가 하고 싶은 것과 대중적인 것이 섞였으면 해요. 둘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하고 싶어요. 이번 앨범은 그 과도기에 있는 거죠."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코미디 영화의 대가 찰리 채플린(1889~1977)은 말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가수 퓨어킴(28·김별)의 지론도 비슷하다. "심각한 것을 하되, 어둡거나 부정적이지 말자"라는 마음이다. 매 시간 진지하지만 전체는 밝고 긍정인 그녀의 삶을 반영한다.   realpaper7@newsis.com

 어느덧 서른에 다다른 퓨어킴은 "20대가 진짜 과도기"라고 여겼다. "몸은 성인인데, 사회적으로는 보통의 경우 초년생이거나 학생이죠. 분투를 해야할 시기인데, 그 만큼 결과를 내기도 힘들고."

 자신의 20대는 "감사하다"고 했다. "저도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았어요.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무가치하지 않았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죠. 고민을 해도, 제대로만 고민한다면 허송생활을 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인디 신에서 활약하다 메인 스트림으로 진입한 지 1년 남짓, 음악보다는 그 외적인 것에 치중하는 가요계의 본질적인 생태계가 낯설을 듯도 하나 퓨어킴은 현실을 수용했다. "제가 가치 판단을 하는 시기는 지났죠. 그저 팬들의 반응이 크면 신기할 뿐이에요. 대중이 받아들이는 건 각자에게 가장 크게 와닿는 부분이니까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잖아요. 대신 무엇보다 저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외부의 선입견이나 편견에 크게 흔들리지 않죠."

 이번 앨범 수록곡 '오늘의 뉴스'에서 그녀가 강조한 '인지부조화'가 새삼 와닿는다. '우리의 신념 간에 또는 신념과 실제로 보는 것 간에 불일치나 비일관성이 있을 때 생기는 것', 퓨어킴은은 그런 인지부조화와 합리화가 '한 끝 차이'라고 짚었다.  

 그래서 '핫'한 주장을 될 수 있으면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중요한 일들은 통제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은 따라서 삶에 대해 심각하되, 부정적이지 않는 열정으로 자연스레 치환된다. "심각한 사람이지만 태생은 긍정적"이라는 퓨어킴의 말에 수긍할 수 있는 이유다. '퓨리파이어'는 퓨어킴, 더 나아가 20대 여성의 비망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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