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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 사람]'시나르 30주년'서 활약한 정재왈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등록 2014.11.23 14:24:07수정 2016.12.28 13: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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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왈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가 1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6회 시나르' 한국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정재왈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가 1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6회 시나르' 한국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몬트리올(캐나다)=뉴시스】이재훈 기자 = 캐나다의 세계적인 공연예술마켓인 '시나르'(Cinars·Commerce international des arts de la scene)가 올해 30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캐나다 단체뿐 아니라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세계 공연예술가들의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환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며 아시아의 대표적 마켓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는 한국의 '서울아트마켓'(팜스·PAMS)은 지난달 10주년 행사를 성료했다.

 시나르는 팜스가 참조한 모델 중 하나다. 시나르 창설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알랭 파레는 팜스 창설 전 한국 문화예술계에 많은 조언을 했다.

 파네는 18일 밤(현지시간) 몬트리올 내 서커스 공연장 '라 토후'에서 열린 '제16회 시나르(CINARS)'의 개막공연 '퀴진 & 컨페션스(Cuisine & Confessions)' 막이 오르기 전 30주년 공연에 대한 자부심을 밝혔다.

 이번 시나르 폐막 당일인 22일 참가 예술단체들의 부스 전시 장소인 페어몽 드 퀸 엘리자베스 호텔에서 만난 정재왈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30주년이라 행사가 알찼다"면서 "올해 4회째를 맞는 월드뮤직마켓 '문디알 몬트리올 음악마켓'과 첫 연계해 그간 부족했던 음악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이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다국적 공동 작업'이 강화된 점도 짚었다. 오프 시나르(비공식 쇼케이스) 화제작으로 호주와 프랑스 등이 협업해 서커스를 현대무용화한 '오푸스(opus)' 등이 보기다. 정 대표는 "다국적 네트워크는 (창작에 대한) 위험을 공동 분담하는 의미도 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은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짚었다.

 올해 시나르에선 또 캐나다 출신의 거장 연극 연출가 로베르 르파주가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그는 1980년대 시나르에서 '드래곤 3부작'을 선보여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개막공연 전 무대에 등장해 "지금의 이 자리를 마련해준 시나르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시나르가 30주년이라서 그런지 '히스토리'를 많이 보여줬죠. 그런 점들을 통해 자부심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어요. 예술 마켓은 궁극적으로 스타를 양성해야 하죠. 자국의 문화 자부심을 고양하는 플랫폼이 됩니다. 시나르가 그런 부분에 모범적인 행보를 해왔죠. 캐나다의 예술, 퀘벡의 문화가 시나르를 통해서 발현되고 세계적으로 유통이 되니까요. 그런 점이 부럽더라고요."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설립 첫 해인 2006년부터 시나르에 참여했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 리셉션을 여는 등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시나르의 메이저 파트너로서 공식 쇼케이스 때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이름이 언급되고 프로그램 북의 한켠을 큼직하게 차지하기도 했다. 시나르 기여자 명단에 정재왈 대표 등 한국 관계자들의 이름도 명기됐다.  

 정재왈 대표는 "돈독한 파트너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 공연 예술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에 고마움과 함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산하 단체인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예술업계, 특히 해외 진출을 계획하는 공연 단체에게는 소리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존재다.

 특히 한국단체의 자생적 외국진출을 도모하고 비용 부담 없이 공식 쇼케이스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MOU를 체결하는 등 시나르와 지속해서 협력해왔다. 참여 첫 해 '한국창작음악연구회'를 시작으로 그간 문화마을들소리, 공명,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최상철현대무용단 등이 공식 쇼케이스와 '오프 시나르'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왔다.  

↑정재왈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와 알랭 파레 시나르 창설자 겸 CEO가 1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6회 시나르' 한국 리셉션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정재왈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와 알랭 파레 시나르 창설자 겸 CEO가 1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6회 시나르' 한국 리셉션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올해는 무용단체 '안성수 픽업그룹', 월드뮤직그룹 '공명' 등 2팀을 공식 쇼케이스 무대에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이번 시나르에서 공연하기 위해 총 323개의 단체가 공모에 지원했다. 공식 쇼케이스에는 23개 단체가 최종 선정됐다. 캐나다 외 해외작품은 총 14편이다. 한 국가에서 2편의 공식쇼케이스가 선정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걸 확인한 기회였습니다. 이미 유럽에서 인정받은 안성수 픽업그룹은 춤의 본질에 호소한다는 점에서 비교 우위를 갖고 있습니다. 공명은 세계 월드뮤직 팀 중에서도 세련되면서 보편적인 언어를 구사해 인지도가 높아졌어요."

 시나르는 특히 북미시장 진출의 교두보여서 관심이 높다. 정재왈 대표는 미국과 캐나다의 공연 네트워크는 서로 다르다면서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미국은 펀딩이 어려워 안정된 재원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판단했다.

 다만 캐나다는 "시나르를 중심으로 협력의 정도가 깊어졌다"고 봤다. 아울러 도시 간의 보이지 않는 문화 경쟁이 심화됐다고 했다. "몬트리올 뿐 아니라 토론토 등에서도 세계 문화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어요. 토론토 같은 곳은 우리 교민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죠. 현지 진출을 본격적으로 모색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실무진은 토론토 내 하버프론트 센터 등과 현지에서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토론토 하버프론트 센터는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해 시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토론토의 대표적인 공연장이다.

 정 대표는 이번 시나르 참여를 계기로 팜스 운영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우선, 운영 방식의 세련미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내용을 담더라도 어떤 모양으로 배치하고 보여줄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거죠. 두 번째는 '역시 많이 보여줘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올해 팜스에서도  '팸스링크'를 통해 많은 공연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오프 시나르' 같이 전략적인 방법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팸스링크'는 해외 관계자들이 서울아트마켓 쇼케이스가 아닌 공연 전체를 보게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다리를 놓아주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작품 소개에 효과적이거든요. 2년 전부터 제대로 구현하려고 했으나 예산의 한계로 시도를 못했어요.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구현하고 싶어요."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출신인 정재왈 대표는 LG아트센터 기획운영 총괄부장을 거쳐 문체부 산하기관인 서울예술단 이사장 겸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지난 2012년 1월부터 예술경영지원센터를 맡아 서울아트마켓의 확장 등 센터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예산 부족으로 인해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국제시장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예술단체들의 열망을 담기엔 한계가 있거든요. 서울아트마켓의 규모 확장과 해외 진출 단체들의 지원을 위해서는 예산 증액이 불가피해요. 팜스가 당면한 과제입니다. 지금의 관심도를 증폭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협력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내부적인 숙제죠. 국내 단체, 예술가들과 여러 방안을 공유하면서 해결해나가고 싶어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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