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연예

'랄리푸나'와 조인트콘서트… 트램폴린 " 꿈이 이뤄졌어요"

등록 2014.12.22 07:53:33수정 2016.12.28 13:50:4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트램폴린, 신스팝 그룹(사진=파스텔뮤직)

트램폴린, 신스팝 그룹(사진=파스텔뮤직)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독일 4인 일렉트로닉 팝 밴드 '랄리 푸나(Lali Puna)' 음반의 국내 라이선스는 홍대 앞 레이블 파스텔뮤직이 맡았다. 신스팝 그룹 '트램폴린'(차효선·김나은·정다영)의 리더 차효선(38)이 이 회사와 계약한 이유 중 하나다.  

 최근 합정동 파스텔뮤직 사옥에서 만난 그녀는 "랄리 푸나 음반을 라이선스 한 회사니 '쿨하네'라고 생각하면서 들어왔죠"라며 웃었다.

 랄리 푸나는 일렉트로닉에 어쿠스틱 사운드를 결합한 정서로 국내에서도 인기다. 차효선은 "전자음악을 시작할 때 영향을 받은 팀"이라고 말했다. "모던 인디 일렉트로닉 팝이 이런 음악이라는 걸 알게 해줬죠. 특히 정서적인 부분이요. 소외감을 노래해요."

 트램폴린 역시 소외감을 이야기한다. 랄리 푸나가 소외감을 비교적 직접 표현한다면, 트램폴린은 간접적으로 접근한다. 스프링이 달린 사각형의 탄력 있는 매트를 가리키는 '트램펄린(trampoline)'에서 이름을 따온 트램폴린(Trampauline)은 언뜻 밝은 느낌이지만 내면에는 아련한 느낌이 가득하다.  

 트램폴린의 베이시스트 정다영은 랄리 푸나에 대해 "멜랑콜리한 분위기의 노래를 부르면서도 보컬의 힘이 느껴져 좋았어요"라면서 "발레리 트레벨야르의 드라마틱한 사연도 마음에 듭니다"며 눈을 빛냈다.

 랄리 푸나의 핵심 멤버인 발레리 트레벨야르(Valerie Trebeljahr)는 태어나자마자 독일로 입양된 한국계 독일인이다. 팀 이름은 '랄리 프럼 푸나(Lali From Puna)'의 줄임말이다. 랄리는 보컬리스트인 발레리의 어릴적 애칭이다. 푸나는 그녀가 독일로 입양되기 전 태어난 부산을 뜻한다. 차효선은 "한국인이라서 더 좋았다기 보다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인이 아닌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트램폴린과 랄리푸나는 한국·독일·일본 3개국 조인트 콘서트를 연다. 내년 1월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시작으로 3일 베를린, 4일 함부르크에서 공연한다. 이어 2월11일 일본 도쿄 시부야 무대에 오른 같은 달 13일 부산, 14일 서울에서 공연한다. 특히 랄리 푸나는 1998년 결성 이후 17년 만에 첫 내한공연한다.

트램폴린, 신스팝 그룹(사진=파스텔뮤직)

트램폴린, 신스팝 그룹(사진=파스텔뮤직)

 차효선은 "꿈이 이뤄졌어요"라며 웃었다. "랄리 푸나의 음반을 발매했다고 파스텔뮤직에 들어왔지만 그 당시에는 (조인트콘서트는) 상상도 못했죠"라는 것이다. 특히 "독일 같이 일렉트로닉 음악의 성지로 통하는 곳에서 공연하는 건 무조건 멋진 일"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일렉트로니카의 선구자이자 테크노의 거장으로 통하는 밴드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가 독일 출신이다.

 이번 투어에 포함된 일본에서 트램폴린의 인지도는 높다. 2011년 국내 발매된 2집 '디스 이스 와이 위아 폴링 포 이치 아더(This is why we are falling for each other)'가 이듬해 일본에서 라이선스로 발매됐다. 이후 현지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세계 음반 시장 2위인 일본에서도 트램폴린은 독특함을 인정 받고 있다.  

 트램폴린과 랄리 푸나의 이번 3개국 조인트 콘서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하는 '2014 젊은 뮤지션 글로벌 교류 지원 사업'의 하나다. 두 팀은 투어 시작 전 스페셜 컬래버레이션 싱글을 디지털로 발표한다. 이메일로 모티브(어떤 곡을 완성시키는 배경이 되는 2마디) 등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작업했다. 공연장에서는 앨범으로 구매 가능하다. 함께 작업한 두 곡 중 우선 '머신스 아 휴먼(machines are human)'이 완성됐다. 두 팀이 노래해온 것처럼 역시 소외감을 다룬다. 차효선은 "인간들이 기계에 안정감을 느끼는 모습을 그렸어요. 그 모습이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는 알 수 없죠."라고 말했다.

 신스팝은 1980년대 주를 이룬 록에 전자음악을 삽입한 장르다. 트램폴린은 유쾌하면서도 섬세한 멜로디로 이 장르를 자신들만의 색깔로 재해석하고 있다. 차효선은 "다양한 장르에 마음을 열어둘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니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중 발매 예정인 정규 3집 역시 색깔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무엇보다 '밴드' 성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차효선은 "멤버 구성원에 따라 앨범 색깔도 달라집니다"라고 했다.

 "혼자 낸 1집, (기타리스트) 나은이가 함께한 2집이 달랐어요. (베이시스트 정다영이 합류한) 3집도 달라지겠죠. 전체적으로 전자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들었지만 밴드 포맷은 줄고 있어요. 앨범뿐만 아니라 공연장에서 멤버들과 에너지를 주고 받는 팀을 만들고 싶어요. 혼자서 음악을 만들 때보다 많은 것을 배워가고 있죠. 합을 맞추는 재미도 알아가고 있어요."

 정다영은 '여전사' 차효선의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다고 웃었다. "합류하기 전 트램폴린의 공연을 봤어요. 효선 언니가 목에 랜턴을 걸고 광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이 무척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참 신선했어요. 음악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많은 밴드에 몸 담았는데 이처럼 신선한 팀은 처음이에요."  

트램폴린, 신스팝 그룹(사진=파스텔뮤직)

트램폴린, 신스팝 그룹(사진=파스텔뮤직)

 트램폴린은 출국 직전인 28일 서울 상수동 판당고에서 '투어 프리뷰 라이브'를 연다. 인디 신에서 '시간 여행 걸그룹'으로 통하는 보컬그룹 '바버렛츠'가 스페셜 게스트다.

 ◇보너스 트랙: 트램폴린이 요즘 듣는 음악

 차효선 : 미국 싱어송라이터 빌 캘러핸의 앨범 '드림 리버(Dream River)'  정다영 : 뉴질랜드 출신 사이키델릭 드림팝 송라이터 코난 모카신(Connan Mockasin) 노래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