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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완규 농협 강원본부장 "조합원 중심 협동조합 건설"

등록 2015.03.03 07:00:00수정 2016.12.28 14: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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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완규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장

【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오는 11일 실시되는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 등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특히 농협과 축협, 수협 등 이번 조합장 선거를 치르는 국내 거대 협동조합들의 경우 조합원들끼리 구성하고 꾸려나가는 방식이 아닌 중앙의 지원과 시대적 요구에 맞춰 진화해 온 특별한 형태의 협동조합이다.

 지난해 12월 농협중앙회 강원본부 본부장으로 취임한 조완규 본부장은 지난 1992년 농협중앙회 본부 과장시절부터 협동조합 연구파트에 근무하며 협동조합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 온 '협동조합 전문가'다.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2일 강원 춘천시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에서 만난 그는 "전 세계적으로 농협처럼 단기간에 이만큼 큰 성장을 일궈낸 협동조합은 없다"며 "이제는 협동조합으로서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다음은 조완규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조합장 선거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조합장의 자리는 어떤 자리인가.

 "뭔가 큰 혜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사실 희생이 필요한 자리로 부와 명예 같은 것은 없다. 조합장 자리를 두고 직선제가 실시되면서 갈수록 너무 선거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조합장은 원래 조합 이사회에서 선임 선출하는 호선제로 명예직 수준이었지만 지난 88년 민주화선언으로 시범적으로 농협에 대해 조합장 직선제를 실시했다.

 호선제는 이해관계가 없어 선거가 과열되지 않지만 민의를 파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직선제는 민의를 파악하고 지지기반이 확고하지만 정치적으로 변질되거나 악용, 과열될 우려가 있어 각각 장단점이 있다."

 -조합장으로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한 조언을 해 준다면.

 "우선 조합과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고 리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전문성과 지도자로서의 역할이 요구된다. 또 조합을 운영하는 경영자의 마인드와 함께 지역에서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사업 진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조합원들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닌 만큼 겸손하고 고개를 숙일 줄 알아야 한다."

 -최근 사회적 협동조합에 관심이 높은데 농협은 협동조합과 조금 다른 느낌이다.

 "농협은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유럽식 사회적 협동조합과는 전혀 다른 구조로 발전해왔다. 협동조합의 기본은 조합원들이 모여 자생적으로 발전하고 몸집을 키워나가는 상향식 발전 구조다. 농협은 중앙의 지원과 통제 하에 빠른 성장을 위한 하향식 발전을 이뤄 왔다.

 하향식 발전으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개별 조합에 이득이 나누어지도록 했다. 특히 음식 문화가 가장 소비지출이 높은 만큼 먹는 사업 위주로 중앙에서 발굴해 이익을 창출했다. 그 결과 농협은 단기간에 큰 성장을 이루었고 그 과정에서 발굴한 지역 조합별 특산물 등 사업 아이템은 이제 지역 농협들에게 넘겼다.

첨부용

 특히 농협 초기 농민들을 대상으로 금리가 40~50%에 이르는 고리대금이 성행하고 있을 때 농협 상호금융제도가 만들어져 고리대금의 악순환에 시달리던 농민들이 해방됐다. 이와 함께 농민들의 식생활 이외 물품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점포를 만들어 지역 물가 안정에도 기여했다. 이는 현재 하나로마트로 발전했다."

 -농협에 대해 협동조합이 아니라는 의견들도 있다.  

 "외국의 협동조합과 다르게 발전했다. 최근 국회에서 제기된 사회적 경제 기본법은 프랑스식이다. 각 나라별 협동조합을 보면 다들 국내 사정에 맞게 발전하고 자리 잡았다. 지금 우리나라의 실정에는 조금 안 맞는다. 우리나라는 하향식으로 조직이 구성되고 상향식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지금 하향식으로 기반이 조성된 상태로 앞으로는 협동조합의 기본대로 조합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꾸려나가야 한다. 지금 당장 조금 손해를 본다고 해도 조합원들 스스로가 조합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면 결론적으로는 모두 함께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

 -본부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가치는.

 "우선 농산물 판매유통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다. 농민(조합원)은 생산에 전념하고 농협은 판매에 주력해 제 값을 받고 파는 것이 각자의 역할이다. 수급조절이나 지역작목개발은 지자체와 정부 몫이다.

 특히 강원도는 90년대 초반 전국 최초로 '연합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역별 농산물을 모아 브랜드 파워를 키워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곳에 좋은 가격으로 판매한다. 고랭지 배추 등 신선채소류의 경우 강원도의 선선한 기후를 이용한 작물들은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자리가 잡혔다.

 연합판매 실적 지난해 2000여억원 가운데 약 40%가 신선채소류 판매 수익이다. 특히 신선채소류는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제때 판매를 하지 못하면 제 값을 못 받아 수익을 내기 어렵다. 그만큼 현재 대형마트 등 판로 확보가 잘 되어 있고 산지, 품질관리, 소포장 등 유통이 원활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게 농촌복지와 다문화가정 정착 지원 등도 이미 활발히 실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 농업협동조합에서 벗어나 지역협동조합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농협은 지역협동조합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농협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우선 주안점은 농민이 농사를 지으면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다는 생각을 농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농촌 지역사회가 안정되고 발전해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지역협동조합으로서 발전하기 위한 사회 문화적 기여도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조합원들 중심의 협동조합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 농협의 역할을 알리고 일깨워야 한다. 조합원들에게는 권리도 있지만 동시에 의무도 있다. 서로 노력해야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조합원들이 곧 주인이며 스스로가 조합을 성장,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알리고 일깨울 것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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